IOC 위원장 "북, 베이징·도쿄 올림픽 참가 약속"

"국제대회서 출전 자격 획득해야…유엔 제재 준수하며 지원"
김정은, 스위스 유학 때 올림픽박물관 두 차례 방문 일화도 소개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은 21일(현지시간) 북한이 2020년 도쿄 하계 올림픽과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에 참가하겠다고 약속했다며 최대한 지원하겠다고 밝혔다.바흐 위원장은 올림픽의 날(23일)을 앞두고 로잔 IOC 본부에서 한·중·일 언론을 대상으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이뤄낸 한반도 긴장 완화의 성과와 베이징·도쿄 올림픽 전망 등을 설명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베이징, 도쿄 올림픽 이후에도 북한이 지속해서 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을 기대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북한은 두 올림픽에 참여한다고 했고, 정치적 긴장 관계를 넘어서서 전 세계가 올림픽에 참여하도록 하는 게 우리의 임무다"라고 답했다.

바흐 위원장은 평창올림픽에서 한반도 긴장을 완화하고 세계를 하나로 묶는 일을 해냈다며 성과를 높게 평가했다.북한의 올림픽 참가 방식과 관련해 "선수에게 참가할 기회를 주는 게 아니다.

예외를 다시 만들 수는 없다"며 "더 많은 북한 선수가 국제 경기해 참여해 출전 자격을 얻고 경험도 쌓아야 한다"고 말했다.
일정 때문에 일부 종목에서 와일드카드 출전을 허용했던 평창동계올림픽과는 달리 북한 선수가 각 종목 연맹이 주관하는 국제 경기에서 출전 자격을 획득하도록 하겠다는 취지다.바흐 위원장은 "얼마 전 베이징을 방문했을 때 국가올림픽위원회(NOC)와 북한 선수의 코칭, 장비 문제 등을 논의했다"며 "내일 남북한과 중국, 일본 NOC 대표가 모이는 자리에서 다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유엔 제재로 평창동계올림픽에서 논란이 된 장비 지원에 관해서는 "유엔 제재는 존중하지만, 사안별로 논의돼야 한다"며 "아이스하키 스틱 같은 장비가 제재 때문에 사치품으로 분류되는 데 이건 경쟁의 공정성 문제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북한 선수가 국제대회에서 공정하게 경쟁하려면 적절한 장비가 필요하다는 의미다.
향후 올림픽에서 탁구 등 종목에 남북단일팀 구성이 가능하냐는 질문에는 "아직 논의하기는 이르다"며 "각 종목 국제연맹 등과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올해 3월 방북해 김정은 국무위원장을 만났을 때 그가 북한 선수들의 실력이 국제적 수준까지 향상되기를 강하게 희망했다고도 말했다.

바흐 위원장은 "방북했을 때 평창 성과와 향후 올림픽에 관한 이야기만 했다"며 "김 위원장은 스포츠가 개방돼 북한 전 지역에서 골고루 발전하기를 희망했다"고 덧붙였다.그는 또 "김 위원장이 청소년기 스위스에 체류할 때 개인적으로 로잔 올림픽박물관을 두 번 방문했다고 한다"며 방북했을 때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