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스페이스, F-15K·T-50 이어 '수리온' 엔진 생산… 우주 발사체 분야로 사업 戰線 확대
입력
수정
지면C3
세계로 가는 한국防産한화에어로스페이스(옛 한화테크윈)는 각종 전투기 및 헬기 엔진 제작을 도맡아 온 국내 유일의 가스터빈 엔진(사진) 제작 기업이다. 2016년까지 8000대 이상의 엔진을 생산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4월 한화테크윈에서 이름을 바꿔 새롭게 출범했다. 지난해 7월 방산(한화지상방산), 에너지(한화파워시스템), 정밀기계(한화정밀기계) 사업부문을 떼어낸 데 이어 감시카메라 사업을 담당하는 시큐리티 사업부(한화테크윈)를 분할했다. 이로써 레이더·통신장비 사업을 맡은 한화시스템을 포함해 총 5개의 자회사를 두게 됐다.1979년 가스터빈 엔진창 정비 사업을 시작으로 항공기 엔진 사업에 진출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1980년 미국 제너럴일렉트릭(GE)과의 기술제휴로 F-5 제공호용 제트엔진을 생산했다. 이후 1986년엔 KF-16 전투기의 최종 조립업체로 선정됐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F-15K 전투기, T-50 고등훈련기 등 대한민국 공군의 주력 항공기 엔진뿐만 아니라 한국형 헬리콥터 개발사업(KHP)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헬기 ‘수리온’ 국산화 엔진도 생산 중이다.최근엔 한국 최초의 우주발사체 나로호에 이어 2020년 발사 예정인 한국형 위성발사체 ‘KSLV-Ⅱ’에도 참여했다. 이를 통해 우주 발사체 분야로 사업 영역을 넓혀 왔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한국형 위성발사체 사업 초기 단계부터 발사체의 핵심기술인 엔진·터보펌프와 각종 밸브류를 제작했다. 2015년 3월 75t 액체로켓엔진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 초도 납품했다.
이 회사는 항공기 엔진분야에 축적된 기술을 통해 항공 엔진 부품 사업에 진출했다. GE, 프랫앤휘트니(P&W), 롤스로이스 등 세계적인 항공기 엔진기업들과 엔진 부품 및 모듈 장기 공급계약을 위험·수익 공유방식(RSP)으로 체결했다. RSP 방식 계약은 단가와 기간이 정해져 있는 공급계약과는 달리 항공기 엔진의 개발과 양산, 관련 부문 2차 시장까지 모두 아울러 참여지분만큼 매출을 배분하는 형식이다. 손해도 감수해야 하지만, 수익이 커지면 그만큼 큰 이익을 가져올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측은 “오랜 시간 정밀가공 기반 기술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신뢰가 축적돼 왔기 때문에 가능한 계약 체결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해 7월 베트남 하노이 인근에 축구장 면적의 약 8배에 달하는 신규 공장을 착공했다. 약 10만㎡의 부지에 연면적 6만여㎡ 규모다. 올 하반기 본격 가동된다. 이 회사는 베트남 공장을 통해 엔진 부품 생산능력을 크게 늘리고, 공격적으로 수주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엔진 설계 전문가 및 기술 명장을 특별 대우하며 숙련 기술과 경험을 쌓아 왔다. 설계와 생산, 조립, 정비에 이르는 토털 서비스를 제공하고 엄격한 품질 관리를 수행해 왔다. GE와 P&W, 롤스로이스 등 세계 3대 엔진기업들과 수십 년 이상의 장기 계약을 체결해 오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여객 수요, 물동량 증가로 인해 글로벌 항공기 시장은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라며 “세계 3대 엔진 메이커들과 파트너십을 더욱 강화해 엔진부품 사업 규모를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회전체 부품과 모듈 등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항공기 엔진 분야의 기술 파트너로서 지위를 확고히 해 나갈 계획”이라며 “향후 산업용 가스터빈, 위성로켓 엔진 등으로 사업을 확대하고 독자 엔진 개발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글로벌 항공 엔진 전문 기업의 위상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협력사들과의 관계도 강화하고 있다. 지난 5월 70개 협력사와 공정거래 및 동반성장 협약을 맺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협력사들과 경영 현황을 공유하고 하도급 관련 법령을 준수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30억원 규모의 ‘민·관 공동투자 신제품 개발사업’ 펀드를 조성해 협력사와 엔진부품 국산화를 추진하고, 성과공유제를 확대하기로 했다. 상생펀드도 지난해 180억원에서 올해 24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