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에 평화 분위기… 관광시장 회복 '청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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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E9
여행의 향기
한국 찾은 일본인 관광객
4,5월 가파른 증가세 이어가
中 한한령 전면 해제 기대감
유커들도 예년 수준 회복될 듯
사라진 북한 리스크에 되돌아온 日 관광객
지난해 일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시험발사 등 도발행위가 이어지면서 자국민을 대상으로 한국 여행을 자제할 것을 권고했다. 독도와 위안부 합의 파기 문제로 한·일 양국의 갈등은 반일, 반한을 넘어 혐일, 혐한 감정으로 격화됐다. 2016년 한 해 25%의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던 방한 일본인 관광객은 급격히 줄어들어 지난해 0.6% 증가에 그쳤다.발길을 돌렸던 일본인 관광객이 다시 한국을 찾게 된 것은 한반도 긴장 완화가 가장 큰 요인이라는 게 대다수 전문가의 의견이다. 일부에선 최근 한국과 일본을 운항하는 저비용항공사(LCC) 노선 증가와 더불어 트와이스, 방탄소년단, 여자친구 등이 주도하는 ‘제3의 한류’ 붐 영향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정부는 이 같은 분위기에 따라 올해 방한 일본인 관광객 유치 목표를 당초 270만 명에서 300만 명으로 상향 조정했다. 정광민 한국문화관광연구원 관광연구본부 연구원은 “여행 소비시장은 여행지의 안전, 만족도 등 심리적 요인에 따른 영향이 큰 만큼 일본인 관광객 증가는 한반도 내 긴장이 완화된 게 가장 큰 원인”이라고 설명했다.
남북 화해 분위기에 中 한한령 해제 기대감
중국인 관광객도 곧 한국으로 발길을 돌릴 것이란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한반도 평화협정이 체결되면 1년 넘게 이어지고 있는 중국과의 사드 갈등도 자연스럽게 풀릴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한때 월 방문객 수가 60만 명에 육박하던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3월 중국 정부의 한한령 조치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2016년 800만 명을 넘어선 중국인 관광객은 지난해 절반 수준인 417만 명까지 줄었다.
조홍준 한국관광공사 중국팀장은 “올 3월 1년 만에 처음 중국인 관광객이 40만 명을 넘어서는 등 개별자유여행객(FIT)을 중심으로 조금씩 회복 기미를 보이고 있다”며 “아직 기대하기엔 이르지만 지금 같은 분위기라면 조만간 한한령 전면 해제 등 의미 있는 변화도 기대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한한령 이후 자취를 감춘 중국 포상관광 시장 회복을 위한 움직임도 빨라지고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25일까지 광저우를 시작으로 29일까지 베이징, 선양 등에서 국내 지방자치단체 및 여행사 등 20여 곳과 중국 현지 포상관광 전문 여행사 및 기업 관계자 등이 참여하는 로드쇼를 개최한다. 근 1년 만에 중국 현지에서 여는 홍보행사다. 박철범 한국관광공사 미팅인센티브팀장은 “한국과 중국의 관광시장이 회복되려면 업계 간 네트워크도 복원돼야 한다”며 “이번 로드쇼는 당장의 성과보다 향후 환경 변화에 대비해 민간 부문의 교류와 협력을 강화하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선우 기자 seonwoo.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