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기본역량진단'의 후폭풍… 총장직 걸고 학과 통폐합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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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실대학 찍히면 '생존 위협'김영호 배재대 총장은 22일 대학 내부망에 ‘모든 책임을 지고 총장직에서 사퇴하겠다’는 글을 올렸다. 배재대가 교육부의 대학기본역량진단 1단계 평가를 통과하지 못해 2단계 추가평가 대상이 된 데 따른 책임을 진 것이다. 법인은 임기가 내년 2월까지인 김 총장의 사퇴 여부를 조만간 열릴 이사회에서 결정하기로 했다.
추가평가 대상된 86개 대학
인력 구조조정 등 혁신 안간힘
교육부가 지난 20일 각 대학에 대학기본역량진단 가결과를 통보한 뒤 대학가가 혼란에 휩싸였다. 대학기본역량진단은 ‘대학 구조조정’의 일환이다. 학령인구가 감소함에 따라 부실대학을 가려내 지원을 줄이고 대학 교육의 질적 수준을 끌어올리기 위한 취지다.
323개 교가 평가 대상으로 하위 40%에 포함되면 오는 8월 2단계 추가평가를 받아야 한다. 최종평가에서 ‘역량강화대학’ ‘재정지원제한대학’으로 분류되면 신입생 모집 정원을 감축하고 정부 재정도 차등 지원받게 된다.
2단계 진단을 받은 대학은 일반대학 40교, 전문대학 46교 등 총 86개 교다. 4년제 일반대학 중에는 배재대, 우송대, 덕성여대, 연세대 원주캠퍼스, 건양대, 순천대, 조선대, 인제대, 한경대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가뜩이나 재정 위기를 호소하고 있는 지방대들은 2단계 평가에 사활을 걸고 있다. 2단계 평가 대상으로 지정된 조선대에서는 강동완 총장이 “조선대가 최악의 사태에 처하지 않도록 총장직을 걸고 총체적 대학혁신을 추진하겠다”는 입장문을 냈다. 학과 통폐합과 인력 구조조정 등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2019학년도 수시모집을 앞두고 가결과가 통보되면서 대학들의 우려는 더 커졌다. 앞서 현 대학역량진단평가의 전신인 2015년 대학구조개혁평가가 시행된 뒤 ‘부실대학’으로 낙인 찍힌 대학은 신입생 모집에 난항을 겪었기 때문이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