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 고위급 줄줄이 명퇴, 29일 정기인사 앞두고 '술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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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카페조기 퇴직을 택하는 국세청 간부가 늘고 있다. 세무법인 회계법인 등에서 ‘제2의 인생’을 일찍 시작하려는 의도다. 특히 세종시로 본청을 옮긴 뒤 정년을 채우지 않는 사례가 증가했다는 게 국세청 안팎의 얘기다.
국세청에 따르면 40대의 고위공무원단 소속인 국장 두 명이 이달 말 스스로 옷을 벗는다. 서울·중부 등 지방청장 자리를 노려볼 수 있는 데다 나이도 젊은 편이어서 의외라는 게 주변의 평이다. 국세청의 한 직원은 “국장뿐만 아니라 본청 과장급도 여러 명 명예퇴직을 신청한 것으로 안다”며 “대부분 세무법인 고위직으로 옮기거나 개인사업을 시작하려는 목적”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원은 “2016년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이후 평소 잘 알고 지내던 사람을 만나는 것도 부담스러워진 데다 업무 특성상 지방 발령이 잦다”며 “2014년 말 본청을 세종으로 이전한 뒤 간부들의 조기 퇴직이 많이 늘었다”고 전했다.오는 29일께로 예정된 정기 인사를 앞두고 국세청 내부도 크게 술렁이는 모습이다. 인사 폭이 당초 예상보다 커질 것으로 보여서다. 서대원 국세청 차장과 김희철 서울지방국세청장, 김한년 부산지방국세청장 등 ‘가급’ 고위공무원 4명 중 3명이 최근 본청에 명퇴를 신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엔 1년에 두 차례(6·12월)인 정기인사 직전 만 58세 이하 고위직이 ‘용퇴’하는 전통이 있다. 서기관급 세무서장들도 정년(만 60세)을 채우지 않고 적지 않게 명퇴를 신청한다.
이번 인사 때는 지방청장, 국장, 세무서장 등의 승진 및 보직 이동이 전보다 많을 것이란 게 내부의 얘기다. 개방형 직위인 감사관도 새로 선임된다.
국세청은 지난 21일 서기관 승진자 21명을 발표하면서 민간 경력직 출신인 전정일 법무1계장을 포함했다. 민간 출신의 서기관 승진은 처음이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