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얍 코리아] 음악인생 바꿀 절호 기회… "화려한 기교보다 열정에 푹 빠져라"

국제 오페라 오디션 '나얍 코리아'

나얍코리아 9월 아시아 첫 개최
스타 성악가들의 경험기

소프라노 박소영
"나얍은 콩쿠르가 아니라 프로 가수들의 연기 경연"

테너 신동원
"젊은 가수들 기량 펼치는 세계 무대 교두보 기대"

美 바리톤 마이클 치올디
"투자시간 대비 수익 엄청…유명극장과 6회 이상 계약"
한국 대표 소프라노 박소영은 “외국 무대에 설 기회가 별로 없는 한국 가수들을 해외 극장에서 찾으러 온다는 게 놀랍다”며 나얍 코리아의 성공 개최를 기원했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
뉴욕 인터내셔널 오페라 프로젝트, 한마디로 나얍(NYIOP)은 2002년 이후 북미와 유럽에서 주로 개최되며 이들 지역에선 이미 잘 알려진 브랜드다. 국내 성악계엔 익숙한 오디션은 아니지만 의외로 나얍을 경험한 한국 성악가들이 적지 않다. 미국 나얍 본사에 따르면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영국 코벤트가든, 이탈리아 라 스칼라, 오스트리아 빈국립극장 등에서 주역으로 활동한 테너 이용훈(서울대 음대 교수)이 2007년에, 테너 신동원(수원대 음대 교수)이 2008년부터 2010년까지 나얍 오디션 무대에 올랐다. 테너 박지민은 2009년과 2013년에, 퀸엘리자베스 국제콩쿠르에서 우승하고 뉴욕 메트 오페라에도 섰던 소프라노 홍혜란도 2010년과 2011년 나얍 오디션에 참가했다.

◆뉴욕 메트 가수도 경험한 나얍
나얍 오디션을 경험한 한국 성악가들은 나얍을 어떻게 기억하고 있을까. 가장 최근 나얍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사람은 ‘대세 소프라노’ 박소영이다. 그는 이미 지난해 말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의 2019년작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주연 ‘밤의 여왕’을 맡기로 확정됐다. 그런데도 그는 지난 3월 나얍 뉴욕 오디션에 참가했다. 독일 드레스덴 오페라와 키일 오페라, 노르웨이 오페라 등 10여 곳의 극장이 참여해 의욕이 생겼다고 한다.

박소영은 지난 22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나얍 오디션의 첫인상에 대해 “매우 프로페셔널한 가수들이 보는 오디션이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20대부터 50대까지, 여러 나라와 지역 출신들, 다양한 음역대의 참가자들이었지만 음악적 완성도는 기대 이상으로 높았다는 얘기다. 그는 “나얍 뉴욕 오디션에 함께 참가했던 메조소프라노 김효나가 독일 북부에 있는 키일 오페라와 계약하는 광경도 기분 좋게 지켜봤다”고 덧붙였다.
오는 9월16일부터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국내에서 ‘나얍 코리아’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고 박소영은 매우 놀랐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한경필하모닉오케스트라 송년음악회에서 첫 국내 무대를 선보인 이후 메트로폴리탄 극장과 캐스팅 계약을 맺게 돼 한경과는 좋은 기억이 있다”고 소개했다.

나얍 오디션을 경험한 선배로서 나얍 코리아 참가자들을 위한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나얍은 콩쿠르가 아니에요. 화려한 기교보다는 부르는 노래의 역할을 잘 소화할 수 있는지 보여주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 캐릭터에 대한 분석, 다시 말해 역할에 푹 빠져 있다는 점을 부각시켜주는 연기나 움직임도 필요합니다.”테너 신동원은 “한국이 성악계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것은 자타가 모두 인정하는 사실”이라며 “우리 젊은 가수들이 기량을 펼칠 수 있도록 나얍 코리아가 세계 무대의 교두보가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삶이 바뀌는 기회” 추천 잇따라

나얍을 경험한 해외 유명 성악가들 역시 새로운 음악 인생을 여는 계기가 됐다고 입을 모은다. 뉴욕 메트 오페라, 샌프란시스코 오페라, 워싱턴 내셔널오페라 등에서 활약한 미국 바리톤 마이클 치올디는 “지난 몇 년간 나얍 오디션에 투자한 시간 대비 수익은 엄청났다”며 “유럽, 중국, 미국 전역에 걸쳐 훌륭한 극장들과 여섯 번 이상 계약해 무대에 올랐다”고 말했다. 러시아 출신 유명 베이스인 드미트리 벨로셀스키 역시 “몇 년 전 오페라 경력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을 때 나얍 오디션을 통해 주요 오페라 극장으로부터 계약서를 받아들었다”고 소개했다. 미국의 메조소프라노 캐서린 러너는 “나얍 런던 오디션을 통해 오스트리아 린츠국립극장과 2년간 메조소프라노 계약을 맺는 등 내 삶이 바뀌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이 나얍을 통해 자신의 경력에 활력을 불어넣는 기회를 찾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은정진 기자 silv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