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롱코리아] 단국대, 벤처 매출 160억… 숙명여대 '창업클래스' 운영

2018 한경 이공계 대학 평가

취업·창업 순위 분석

단국대, 창업강좌 이수 1위
투자유치·경영멘토링 등 지원
210명 고용창출 효과 거둬

숙명여대, 창업 지원액 4위
학부과정부터 기업가정신 길러

산기대, 창업 추가지원 활발
창업땐 대학지주 자회사 편입
장호성 단국대 총장(왼쪽 두 번째)이 지난해 말 죽전캠퍼스에서 열린 ‘제4회 DKU 스타트업 데모데이&창업동아리 페스티벌’을 찾아 행사에 참가한 창업기업·동아리를 격려하고 있다. /단국대 제공
집 꾸미기에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이용해본 앱(응용프로그램) ‘하우스’. 남의 집 인테리어를 들여다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원하는 소품을 사고 마음에 드는 시공업체를 찾는 것도 한번에 가능해 인기가 높다. 앱을 개발한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인 하우스미디어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유명세를 탄 전국의 신혼집 12곳을 인터뷰하고 사진을 찍어 《신혼집》이라는 책도 냈다. 하우스미디어의 지난해 매출은 20억원. 지난해 단국대 창업지원단이 창업아이템 사업화 1차 공모전을 통해 뽑은 16개 팀 중 하나가 하우스미디어다.

단국대, 창업친화적 캠퍼스 추구
2014년 출범한 단국대 창업지원단은 창업 교육부터 투자 유치, 경영 멘토링 등 창업의 전 과정을 지원한다. 1 대 1 창업 멘토링은 물론 글로벌 창업 인턴십, 시제품 전시 및 투자연계(IR) 프로그램 등이 대표적이다. 체계적이고 실용적인 운영을 바탕으로 배출한 스타트업에서 지금까지 매출 160억원에 210명의 고용창출 효과를 거뒀다. 단국대가 ‘2018 이공계 대학 평가’의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1위), 창업 전담 인력 수(2위) 등 부문에서 높은 성과를 거둔 배경이다.

단국대는 5년째 창업선도대학 사업을 하고 있다. 20억원가량의 사업비를 들여 매년 30개 안팎의 사업자를 선발해 지원한다. 매출이나 인력, 지원금액 등 숫자로 드러나는 게 전부는 아니다. 단국대가 강조하는 것은 ‘창업친화적 캠퍼스’다. 창업지원단을 통해 제작된 시제품을 캠퍼스에 적용하는 것이다. 대표적으로 최근 한 창업동아리에서 개발한 신개념 보행자 신호등을 캠퍼스 곳곳에 설치해 시범 운영하고 있다. 자동차가 우회전할 때 보행자가 있는지를 알기 어려운데, 이를 개선해 우측 보행 사각지대를 알 수 있는 기능을 넣었다. 캠퍼스에 창업가 정신이 공기처럼 자연스럽게 스며들도록 한다는 얘기다.숙명여대·산업기술대, 자금 지원 우수

학생 창업지원액 부문에서 눈에 띄는 대학은 숙명여대다. 여대임에도 학생 1인당 창업지원액은 △KAIST 155만원 △GIST(광주과학기술원) 114만원 △포스텍 35만원에 이어 4위인 30만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9월 총장 직속의 창업지원단을 설치하며 창업 교육에 땀 흘린 결과다.

숙명여대는 국내 최초로 학부과정에서 창업을 다루는 ‘앙트러프러너십전공’을 운영하고 있다. 앙트러프러너란 도전 정신을 바탕으로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는 기업가를 뜻한다. 신제품 개발전략, 사업계획서 작성 및 프레젠테이션, 창업 자금 관리 등을 배울 수 있다. 창업을 원하는 학생에게는 500만원의 자금을 지원한다.특히 ‘비즈니스 스타트업’ 수업에선 사업자등록증 내기나 투자금 500만원 유치하기 등 실전 과제가 주어진다. ‘캐시 클래스’는 미국 최고 창업교육기관인 ‘밥슨 칼리지’의 프로그램을 참고한 것이다. 조별로 200만~300만원을 지원해 실제 비즈니스 스타트업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한국산업기술대도 학생당 창업지원액 29만원으로 상위권에 올랐다. 창업을 시작할 때뿐 아니라 추가 지원도 활발한 점이 특징이다. 학생이 창업한 회사를 대학기술지주회사 자회사로 편입해 1000만~7000만원을 지원하는 식이다. 이 대학기술지주회사의 자회사 4곳(웨이테크·비타민상상력·링크솔루션·해나소프트)은 모두 학생이 설립한 업체다. 최근식 링크솔루션 대표는 “2015년 대학기술지주회사에서 투자받은 7000만원으로 3차원(3D)프린터 관련 기술을 개발했다”며 “지난해에는 아모레퍼시픽과 협업해 맞춤형 마스크팩 제조에 성공했다”고 말했다.

압도적인 창업 선두주자 KAIST창업 부문에서 압도적인 성적을 보인 곳은 단연 KAIST다. 학생 창업지원액뿐 아니라 창업 전담 인력 수(1위), 창업강좌 이수학생 비율(1위), 창업 학생 비율(5위) 등 모든 영역에서 상위권을 차지했다. 기술력을 바탕으로 학생 창업계를 이끌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GIST는 창업 학생 비율(0.535) 부문 1위를 차지했다. 전체 학생 중 절반 이상이 창업에 뛰어드는 셈이다. DGIST(대구경북과학기술원)의 창업 학생 비율은 0.473으로 GIST 뒤를 이어 2위에 올랐다.

이현진 기자 app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