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모리스 라벨 'G장조 협주곡'

경제와 문화의 가교 한경
‘관현악법의 마법사’로 불리는 모리스 라벨(1875~1937)은 뛰어난 피아니스트이기도 했다. 협주곡은 작곡하지 않다가 1930년대에 이르러 두 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연이어 발표했다. 더 많은 이야깃거리가 있는 곡은 ‘왼손을 위한 협주곡’이지만 음악적으로 완성도가 더 높은 쪽은 ‘G장조 협주곡’이다.

‘G장조 협주곡’은 미국을 방문했을 때 환대받은 기억을 바탕으로 쓴 곡이다. 그래서인지 1악장과 3악장에 재즈적 요소가 삽입됐다. 채찍 소리로 시작하는 등 유머러스한 효과도 있다. 게다가 색채적인 음향은 미술적 효과를 중시하는 프랑스 음악계의 스타가 만든 곡답다. 인기 있는 악장은 느린 2악장이다. 구조와 악기 사용은 무척 단순하다. 아름답고 투명하고 신비롭고 우아하고 느긋하다는 등의 표현이 모두 들어맞는 멋진 악상이 펼쳐진다.


유형종 < 음악·무용칼럼니스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