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년간 정부문서 英譯감수한 에리자벳씨 '모란章'

정부문서 영역(英譯) 감수 업무에 41년간 종사한 에리자벳지크?트 씨(귀화 한국명, 이하 에리자벳·사진)가 국민훈장 모란장(2등급)을 받는다.

문화체육관광부 해외문화홍보원은 오는 30일 홍보원에서 퇴직하는 에리자벳 씨에게 국정 해외홍보 유공 분야 모란장을 수여한다. 에리자벳 씨는 1977년 1월1일 문화공보부 해외공보관에 입사해 퇴직할 때까지 41년6개월간 이 분야에서 일한 한국 영역 감수 분야의 산증인이다. 1987년 개정된 대한민국헌법(헌법 제10호)을 비롯해 대통령 유엔 총회 등 주요 연설문과 외국 정상에게 보내는 친서, 남북한 정상회담 발표문, 대국민 담화 발표문, 청와대 정부부처 정책보도 등 수많은 자료를 영역 감수했다. 그는 “한국 연설문은 사실적 기술보다 감정적 단어를 많이 사용해 외국인이 이해하기 어려울 때가 많았다”며 “연설문 내용의 수위 조절, 외국인이 이해하기 쉬운 단어 선택 등을 조언해주는 역할을 많이 했다”고 회고했다.

그는 1960년대 초 미국 평화봉사단 일원으로 방한하면서 한국과 처음 인연을 맺었다. 이후 아메리칸대에서 석·박사 과정을 밟던 중 유학생 이하우 씨를 만나 결혼해 남편과 함께 한국으로 건너왔다. 1981년 한국 국적을 취득하면서 지금의 이름을 얻었다.

윤정현 기자 h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