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솟는 원·달러 환율… "내수 발목 잡을 것"

어제 1117.6원에 마감
보름간 42.4원 올라

美·中 무역전쟁 격화로
수출 감소·물가 상승 우려
가파르게 상승하는 원·달러 환율이 한국 경제의 발목을 잡을지 모른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통상 환율 상승(원화가치 하락)은 가격경쟁력을 높여 국내 수출기업에 긍정적 요인이다. 하지만 최근 환율 급등은 격화하는 미·중 무역갈등에서 촉발된 만큼 환율 상승에 따른 반사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오히려 세계 교역량 위축에 따른 수출 감소와 물가 상승만 부추겨 내수 위축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원80전 오른 달러당 1117원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1일 이후 보름간 42원40전 급등했다.미·중 무역갈등이 해소되지 않으면 대중 수출 비중이 높은 한국은 직간접적으로 악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현대경제연구원 추산에 따르면 미국이 중국 수입품의 10%에 달하는 500억달러 규모 수입품에 25%의 관세를 부과해 미국의 대(對)중국 수입이 10% 감소하면 한국의 대중국 수출은 282억6000만달러(약 31조원) 줄어든다. 지난해 대중국 수출의 20%에 달한다.

가파른 환율 상승은 내수에도 치명적이다. 국제 유가가 오르는 상황에서 원화마저 급격하게 약세로 돌아서면 수입물가 상승이 불가피해진다. 연쇄적으로 소비자물가가 오르면 소비는 더 움츠러들게 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는 1년2개월 만에 최저로 떨어지는 등 소비심리가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