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M 조현우 "아내에게 감사"… 축구 팬들 "대구 있을 자격 없다. 리버풀로 가 버려!"

한국, 독일에 2-0 승리
‘MOM’ 조현우, “리버풀로 보내자”
축구 팬들 "한국에 발 붙일 생각 마라" 극찬
조현우 '잡았어!' (사진=연합뉴스)
2018 러시아 월드컵 한국 대표팀의 골키퍼 조현우가 ‘대헤아’라는 별명을 얻었다.

세계적인 골키퍼인 스페인의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에 빗대 ‘대구FC의 데헤아’로 부른 것이다.조현우는 이번 조별예선 세 경기 모두 풀타임 출전하며 한국의 실점을 최소화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외국 매체들도 이날 조현우의 활약에 높은 평점을 부여했다. 영국 BBC는 조현우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인 8.85점을 줬고 반대로 독일의 ‘명수문장’ 마누엘 노이어에게는 2.59점을 매겼다.

일부에서는 이번 대회 활약을 발판으로 유럽 무대 진출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조현우 골키퍼 '끝까지 응원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사진=연합뉴스)
독일전 승리 이후 축구 팬들은 "대구 있을 자격 없다. 리버풀로 꺼져버려!", "어디 그따위 실력으로 K리그에 있냐. 당장 리버풀로" 등의 댓글로 그의 활약을 우회적으로 칭송했다.

한국팀의 1승, 그것도 피파랭킹 1위를 상대로 한 1승은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결과였다.

유럽 베팅업체는 피파랭킹 57위 한국과 독일의 경기 결과 0-0 무승부보다 독일 5-0 승리가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망했지만 대한민국 대표팀은 보란듯이 세계를 놀라게 했다.우리나라가 독일에 '2골차 승리'를 거두고 멕시코가 스웨덴에 승리할 경우 16강 진출이 가능하다는 실낱같은 희망이 점쳐질 때도 섣불리 승리를 예단한 사람은 없었다.

축구 팬들조차 "언제부터 독일이 우리나라의 1승 제물이었느냐", "희망고문 하지말라"고 자조섞인 반응을 보였을 정도였다.

그러나 투지의 한국 축구 대표팀은 김영권과 손흥민의 후반 추가시간 골로 '전차군단' 독일을 꺾었다.경기가 끝난 후 손흥민 선수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 16강 올라가지 못했지만 선수들 의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응원해준 대한민국 국민들에게 감사하다. 4년전에 비하면 후회없는 경기였다"고 말했다.

손흥민 은이어 "원하는 결과 못가져왔고 국민들 기대에 우리가 부족했지만 밤마다 새벽마다 응원해준 팬들 덕분에 이렇게 잘한 것 같다. 조금이나마 희망 드린 것 같아 선수들에게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오늘 최고의 활약을 펼친 골키퍼 조현우 선수는 "선수들이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준비했다. 준비한대로 결과가 나와서 기쁘고 마지막이라니 아쉽다"면서 이변의 주인공이 된 소감에 대해서는 "후회없다. 속이 시원하다. 앞에서 선수들이 잘 뛰어줬기 때문에 (승리했다) 제가 한 게 하나도 없다. 선수들에게 박수쳐주고 싶다. 경기 끝나고 16강 올라간 줄 알았는데 아닌걸 알고 아쉬웠다"고 겸손한 모습을 보였다.

한국은 이번 대회 조별리그에서 스웨덴(0-1패)과 멕시코(1-2패)에 2연패를 당한 뒤 독일을 꺾으면서 1승2패(승점 3)를 기록, 독일(1승2패)과 동률을 이뤘지만 골득실에서 앞서 F조 3위로 대회를 끝냈다. 비록 기대했던 16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그보다 값진 1승을 거둔데 만족해야 하는 상황.

안정환 MBC 위원은 승리 직후 "해설하면서 자괴감이 든 순간도 있었다"고 털어놓으면서 "욕먹기 전에 좀 잘하지!"라고 후배들에게 애정어린 칭찬을 더했다.

독일 선수들의 파상 공세를 막아낸 골키퍼 조현우에 대해서는 "전 세계 스카우트들이 조현우 선수 보고 돈 좀 찾아놔야 겠다. 대구 팬들 불안하겠다"라고 추켜세웠다.
조현우 골키퍼
이날 경기로 최우수선수인 ‘맨 오브 더 매치(MOM)’에 선정된 조현우 선수는 "김승규, 김진현 선수가 (골키퍼로) 경기에 나왔더라도 저 못지않게 잘 막았을 것"이라면서 "선수와 감독님 모두 국민을 위해 하나가 돼 경기했다"고 기뻐했다.

이어 "제 주위 사람들은 아내가 고생하는 걸 다 안다"면서 "힘들었을 아내에게 너무 고맙다"고 애정을 표했다.앞서 조현우 선수와 아내는 부진한 경기 이후 네티즌의 잇따른 인신공격성 악플에 SNS 계정을 탈퇴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