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성장세 가파른 美 기술주 담고… 투자 기간은 짧게 잡아라"

하반기 재테크 전략 - 주식

10대 증권사가 제시하는 하반기 투자 전략

아마존·애플 등이 최선호주
변동성 감안해 투자호흡 짧게

신흥국 투자는 당분간 주의
달러강세 꺾인 뒤 저가매수

수익 난 펀드 등은 차익실현
자산 5% 이상 현금화 바람직
주요 증권회사 리서치센터장 등은 글로벌 긴축 본격화로 하반기 시장 변동성이 더 커질 수 있다며 투자 기간을 짧게 잡고 일부 현금자산을 확보하는 등 이에 대비한 투자전략을 짜라고 조언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상하고 유럽 중앙은행(ECB)이 연말 양적완화 종료를 예고하면서 불거진 신흥국 자본 유출 우려가 당분간 계속될 것이란 분석이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분쟁도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꼽혔다. 증시 전문가들은 탄탄한 실적을 바탕으로 오름세를 보이는 미국 기술주 등 선진국 주식에 우선 관심을 둘 것을 권했다. 4분기께 미 달러 강세가 꺾이는 시점이 되면 저평가된 신흥국 주식에도 눈을 돌려볼 만하다고 했다.
(1) 글로벌 최선호 투자지역은 미국주요 증권사는 하반기 가장 유망한 투자지역으로 미국을 꼽았다. 미 증시가 고점이라는 논란이 작년부터 나오고 있지만 여전히 미국은 매력적인 시장이라는 분석을 내놨다. 미국 기업 매출과 이익이 꾸준히 늘고, 경기흐름도 선진국 중 가장 양호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S&P500지수에 포함된 기업들의 올해 순이익 증가율은 전년 대비 28%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김재중 대신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미국의 경제성장률과 기업이익 전망치 증가율은 세계에서 가장 가파르다”며 “금리 인상에 따른 달러 강세로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몰리는 효과도 기대된다”고 말했다.

가장 주목할 만한 종목으론 아마존, 애플 등 4차 산업혁명 관련 기술주를 꼽았다. 한국 주식시장에서도 이들 기업과 거래하는 정보기술(IT)주에 분산투자할 만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기업과 LG이노텍(카메라모듈), 삼성SDI(배터리) 등 휴대폰 부품기업이 대표적이다.

(2) 방망이는 짧게 잡아라시장 변동성이 커지는 점을 감안해 투자 기간을 짧게 가져가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국내 증시에선 지난 2월부터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지고 있다. 이달 들어선 신흥국 위기 우려도 커지고 있다. 한국과 미국의 금리가 역전된 상황에서 국내 증시로의 자금 유입이 급격히 늘어나길 기대하긴 힘들 것이란 분석이다. 하지만 금융위기 우려는 과도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진단이다.

구용욱 미래에셋대우 리서치센터장은 “금융위기는 지나친 경기과열 이후 나타나는 현상인데 지금은 과열 징후가 강하지 않다”며 “연내 금융위기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말했다.

(3) 신흥국 투자, 달러 약세 기다려라신흥국 투자는 당분간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 증권사들은 하반기 투자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요인으로 달러 강세(45.45%)를 꼽았다. 미·중 무역분쟁(27.25%), 미국 금리인상(18.18%)이 뒤를 이었다. 윤희도 한국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강세가 이어지면 재정이 취약한 신흥국에서 자금이 이탈하고 글로벌 증시 전반으로 여파가 확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증권사들은 그러나 달러 가치가 3분기 고점을 찍고 연말로 갈수록 약세가 진행될 것으로 내다봤다. 주요 증권사는 달러 약세 흐름이 확인되면 저평가된 신흥국 주식을 저가 매수할 타이밍이라고 조언했다. 이경수 메리츠종금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달러 약세 환경에서는 신흥국 증시 수익률이 선진국을 앞선다”며 “MSCI 신흥국 지수의 올해 이익 기준 주가수익비율(PER: 주가/주당순이익)은 11.76배로, 선진국 지수(15.62배)보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측면에선 더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4) 유동성을 확보하라변동성이 늘어나는 만큼 유동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신한금융투자, 한국투자증권, 하나금융투자, 삼성증권 등 4개 증권사는 현금으로 5% 이상의 자산을 확보하고 있으라고 조언했다. 윤 센터장은 “지난해 상승으로 수익을 본 원자재 등 자산의 일부는 처분해 차익을 실현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채권 투자는 보수적으로 접근하라는 견해가 많았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