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경영권 분쟁 다섯 번째 완승… 한·일 롯데 '원톱'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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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옥중 방어'…형제의 난 사실상 종결
日 롯데홀딩스 주주 재신임 받아
형 신동주는 이사회 진입 실패
황각규 부회장 등 비상경영대표단
롯데홀딩스 경영진에 辛 서신 전달
주총장서 의장이 대신 읽기도
지배구조 투명화 등 추진사업 탄력
한·일 롯데 50년 '통합경영' 유지

그는 지난 2월 구속 수감돼 주총장에 갈 수 없는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주주들의 재신임을 받았다. “사실상 경영권 분쟁이 끝났으며, 50년간 이어져온 한·일 롯데의 통합경영이 깨질 우려는 사라졌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신 회장·쓰쿠다 대표, 이사직 유지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주총에서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에 대한 이사 해임 안건을 상정했다. 신 전 부회장이 지난 4월 주주 제안 형태로 두 명을 이사에서 해임하는 안건을 올렸다. 이 안건은 주총에서 부결됐다. 신 전 부회장을 이사로 신규 선임하는 안건 역시 행사된 의결권 절반 이상의 찬성을 얻지 못해 부결 처리됐다. 신 회장과 쓰쿠다 대표는 롯데홀딩스 이사 자리를 지켰고, 신 전 부회장의 이사회 진입 시도는 실패로 끝났다.

신 전 부회장 측은 주총 결과와 관련해 “롯데의 사회적 신용, 기업 가치 및 관련 이해관계자의 이익을 보호하기 위해 앞으로도 계속 롯데그룹의 경영 정상화를 요구하겠다”고 밝혔다.
◆한·일 롯데 분리경영 우려 사라져이날 주총으로 신 전 부회장은 타격을 입었다. 향후 일본 롯데 경영권을 되찾을 동력도 상실했다는 평가다. 신 회장 구속으로 그 어느 때보다 유리한 상황이었는데도 주주들의 신뢰를 얻지 못했기 때문이다.
일본 롯데 주주들은 신 전 부회장의 경영 능력에 의문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부터 일본 롯데에서 경영에 참여했지만 이렇다 할 성과를 보여주지 못했다. 재계 관계자는 “신 회장이 이끌어온 한국 롯데가 일본 롯데보다 20배나 더 커져 일본 롯데 주주와 직원들 자괴감이 크다”고 말했다.
작년 10월 롯데지주 출범 때 신 전 부회장이 한국 롯데 지분을 대부분 처분한 것도 주총에서 불리하게 작용했다. 신 전 부회장은 당시 주식 우선매수청구권을 행사해 약 1조원의 주식을 현금화했다. 현재 신 전 부회장이 보유한 롯데지주 지분은 0.2%에 불과하다. 반면 신 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율은 10.47%에 이른다.신 회장은 최근 일본 롯데홀딩스 지분을 기존 1.38%에서 4%까지 끌어올렸다. 신 전 부회장이 일본 롯데홀딩스 최대주주 광윤사(지분율 28.1%)를 지배하고 있지만, 나머지 주요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 관계사(13.9%) 등은 모두 신 회장을 지지하고 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