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멕시코 드라이브…월드컵 16강 '꼬레아 감사' 효과 톡톡

멕시코 16강 도운 한국에 호감 높아져
신흥국 멕시코서 한국차 증가 기대감
기아자동차 멕시코 조립공장 모습. (사진=기아차)
현대·기아자동차가 멕시코 시장에서 러시아월드컵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멕시코가 한국 축구대표팀의 지원을 받고 16강에 진출하면서 한국차에 대한 호감도가 높아지고 있어서다.

29일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멕시코에 생산공장을 둔 기아차는 멕시코의 월드컵 16강 진출로 '꼬레아 감사(고마워요 한국)'를 외치는 현지 분위기에 상당히 고무돼 있다. 2년 전 멕시코 시장에 진출한 기아차가 판매량을 더 끌어올릴 수 있을 거란 기대감이 커졌다. 멕시코는 지난 28일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스웨덴에 3대0으로 패했으나 한국이 독일을 2대0으로 잡은 덕에 16강행 티켓을 따냈다. 만일 독일이 한국을 큰 점수차로 이겼다면 멕시코는 탈락이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한국으로부터 뜻밖의 선물을 받은 멕시코인들은 한국대사관 앞에 수백명이 몰려 고마움을 표했다. 하이네켄과 펩시코 현지 법인은 각각 맥주와 과자를 기아차 공장에 전달하는 등 호의를 베풀었다. 기아차 대리점에는 차를 구매하겠다는 문의가 늘었다는 현지 분위기도 전해지고 있다.

이같은 열기에 현대·기아차를 타는 멕시코인이 늘어날 수 있다는 기대감이 나온다.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경제상황이 좋지 않은 멕시코나 브라질은 축구에 대한 국민들의 관심이 상상을 초월한다"며 "이번 멕시코의 16강 진출 열기는 1993년 '도하의 기적'을 뛰어넘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도하의 기적은 1993년 카타르 도하에서 열린 월드컵(1994년 미국 대회) 아시아 최종예선에서 한국이 이라크의 지원을 받아 숙적 일본을 제치고 극적으로 본선 티켓을 따냈던 역사적인 순간을 일컫는다. 당시 축구팬들은 주한이라크대사관을 찾아가 꽃다발을 던졌고 대사관엔 감사 전화가 폭주했다.
사진=연합뉴스
올들어 5월까지 현대·기아차의 멕시코 판매량은 5만8434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8% 증가했다. 기아차 멕시코 공장에선 K3(현지명 포르테) 리오(프라이드) 엑센트 등 소형차를 생산해 북미와 중남미 국가로 수출하고 있다.

멕시코는 인도 러시아 브라질 등과 함께 자동차 신흥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지난해 멕시코 자동차 생산대수는 377만대로 올해는 400만대를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전체 생산의 80%는 수출하고 나머지는 내수로 팔린다. 지난해 21만8000대를 생산한 기아차 멕시코공장은 내년부터 연 40만대 풀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