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프로그래머 두 명, 게임통계로 글로벌 '대박'

e스포츠 전적 서비스 '오피지지' 돌풍…출시 6년 만에 세계 사용자 3000만명

'배그' 등 게임 데이터 분석
이용자 맞춤형 정보 피드백
해외 접속자 비중 70% 넘어

박천우·최상락 공동대표
온라인 동호회서 만나 창업
소프트뱅크 등서 투자 유치
e스포츠 이용자의 게임통계를 분석하는 오피지지가 세계 인터넷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오피지지 서비스의 글로벌 사용자가 월 3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정보기술(IT)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게이머들의 각종 통계 분석
오피지지는 ‘리그오브레전드’ ‘배틀그라운드’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의 각종 데이터를 분석해 제공하는 서비스명이자 회사명이다. 게임에서 강력한 능력을 가진 캐릭터, 아이템 등을 뜻하는 OP(overpowered)와 게임이 끝났을 때 ‘좋은 게임이었다’는 뜻으로 남기는 말인 GG(good game)를 합쳐서 만든 이름이다.

오피지지는 게임 이용자들이 게임을 하면서 남긴 각종 통계를 분석해 개인 맞춤형 정보를 제공한다. 총쏘기 게임인 배틀그라운드의 경우 게임 내 평균 등수, 평균 이동거리, 평균 생존시간, 전체 이용자 중 순위 등 기본통계는 물론 모든 정보를 분석해 게임 이용자의 성향과 부족한 부분 등을 보여준다.
2012년 서비스를 시작한 오피지지의 하루평균 이용자와 월평균 이용자는 2015년 각각 105만 명과 1601만 명에서 이달 들어 215만 명과 3180만 명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해외 이용자 비중은 70%가 넘는다. 국내 업체가 개발한 인터넷 서비스 중 실사용자가 3000만 명을 넘는 것은 포털 네이버와 다음, 모바일 메신저 카카오톡, 카메라 앱(응용프로그램) 스노우 등 대부분 IT 대기업이 개발한 서비스다.

박천우 오피지지 대표(27·사진)는 “게임 이용자는 오피지지에서 자신의 기록을 확인하는 데 재미를 느끼고 자신이 부족한 부분을 파악해 게임 실력을 개선하려고 한다”고 설명했다.‘대박’ 터뜨린 20대 창업자들

글로벌 히트작 배틀그라운드를 개발한 블루홀은 지난해 이 게임이 인기를 끌기 시작하자 오피지지와 게임통계 서비스 협약을 맺었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게임 분석 통계는 게이머의 관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에 게임 수명을 늘리는 데 큰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오피지지를 세계적 서비스로 키운 것은 박 대표와 최상락 대표(28)로 20대 공동 창업자다. 코딩(컴퓨터 프로그래밍)을 독학한 이들은 중학생 시절 온라인 컴퓨터프로그램언어(C언어) 커뮤니티에서 만났다. 박 대표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았고 최 대표는 대학에서 컴퓨터공학을 전공했다.

두 사람은 2010년 옥션과 같은 오픈마켓을 개설하려고 창업에 나섰다. 일이 잘 풀리지 않자 머리를 식힐 겸 개발한 오피지지가 ‘대박’을 터뜨렸다. 오피지지는 2017년 세계 최대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액셀러레이터(창업 지원 기관)인 500스타트업의 투자를 유치했다. 지난 4월에는 DS자산운용과 소프트뱅크벤처스에서 100억원을 투자받았다.

박 대표는 올 3월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2018년 아시아의 영향력 있는 30세 이하 30인’에 선정되기도 했다.

“이용자 1억 명 모을 것”

오피지지의 월평균 매출은 5억원 선으로 주로 오피지지에 노출되는 광고 수입이다. 오피지지는 당분간은 수익 확대보다 이용자 늘리기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목표로 삼은 이용자 수(월간 평균 기준)는 1억 명이다.

이를 위해 게임통계를 기반으로 한 사업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게임 이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잇달아 내놓기로 했다. 박 대표의 머릿속에는 게임통계 기반 소셜미디어, 게임 향상 분석 서비스 등 구상 중인 아이템이 다양하다.박 대표는 “4개인 e스포츠게임단 보유 규모도 더 늘릴 예정”이라며 “게임통계를 바탕으로 최강 게임단을 구성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