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車 관세에 유럽 '발칵'…"예상보다 피해 클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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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일 외신 등에 따르면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유럽연합(EU) 지도자들을 향해 미국과의 무역 갈등 고조가 정책 당국자나 투자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큰 영향을 줄 수 있다고 경고했다.드라기 총재는 이날 벨기에에서 EU 27개국 대표들과 만나 밀접하게 연관된 글로벌 공급망의 복잡성으로 볼 때 세계 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커질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 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불확실성과 기업 심리 저하로 이미 민간 투자에는 부정적 영향이 가시화하고 있으며, 은행 부실 해소를 위해 공동 금융 안전망 등을 대상으로 구조적 점검을 완료해야 한다고 드라기 총재는 촉구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유럽산 자동차에 20% 관세 부과를 경고한 지 수 일 만에 나왔다. 그는 이어 29일에는 수입 자동차와 부품에 대한 조사가 3∼4주 이내에 완료될 것이라며 재차 압박에 나서기도 했다.EU 당국도 잇따라 경고음을 내고 있다. 미 매체 폴리티코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EC)는 지난 29일 미 상무부 공업안전국(BIS)에 보낸 문서에서 미국이 유럽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가장 먼저 미 경제에 피해를 줄 것"이라고 경고했다.
EC는 내부 분석 결과 25% 관세 부과로 미 국내총생산(GDP)이 대략 130억∼140억 달러 줄어들고, 미 경상수지에 대한 영향도 긍정적이진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유럽을 포함한 각국 자동차 업체의 반발도 거세졌다. 독일 자동차 제조사인 BMW는 윌버 로스 미 상무 장관에게 보낸 서한에서 "관세 부과 위협이 미 경제 경쟁력을 키워 국가 안보를 강화하려는 목적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반발했다.캐나다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마그나도 29일자 서한에서 관세 부과로 미국과 캐나다에 일자리 감소, 소비자 물가 상승 등 부정적 영향이 미친다고 주장했다.
앞서 제너럴모터스(GM), 현대자동차 등도 미 상무부에 문서를 보내 미국의 자동차 관세 부과에 반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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