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돌에 푹 빠진 시중은행… 젊은층 고객 확보, 수익원 발굴 전력투구
입력
수정
지면B2
국민, 방탄소년단 적금시중 은행들이 아이돌에 푹 빠졌다. 인기 아이돌을 모델로 내세운 금융상품 출시 경쟁에 불이 붙은 모양새다. 젊고 활기찬 아이돌을 통해 무겁고 보수적인 기존의 이미지에서 탈피하고, 아이돌 팬 유입 등의 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에서다.
신한, 워너원 '쏠딥드림' 체크카드
기업, 지드래곤 'GD체크카드'

아이돌을 모델로 내세운 것은 국민은행만이 아니다. 기업은행은 올해 시중은행으로서는 처음으로 아이돌 금융상품을 내놨다. 지난 2월 말 기업은행은 아이돌그룹 빅뱅의 멤버 지드래곤(GD)이 직접 디자인한 ‘GD체크카드’를 출시했다. 당시 사전예약자에게 주는 ‘GD 특별한정 패키지’를 받으려는 젊은 고객들이 서울 을지로 기업은행 본사 앞에서 긴 줄을 서기도 했다. 10만 계좌 한정으로 출시된 이 카드는 출시 이후 9만 장 넘게 발급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아이돌그룹 워너원이 모델로 나선 신한은행도 아이돌 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다. 신한은행이 지난 3월 말 출시한 워너원 컬래버레이션 ‘쏠딥드림(SOL Deep Dream)’ 체크카드는 사전예약만 5만 계좌를 돌파했다. 이어 출시 한 달 만에 8만 계좌 가까이 발급됐으며 지난달 10만 계좌를 돌파했다.이 카드의 인기에는 사전 예약 고객 중 추첨을 통해 워너원 멤버 사진이 담긴 메탈카드를 증정하는 이벤트가 한몫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쏠딥드림 체크카드는 트렌드에 민감한 2030세대 고객을 겨냥해 출시한 것”이라며 “실제 실적도 매우 괜찮다”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금융회사는 신뢰를 줘야 한다는 이미지 때문에 예전에는 보통 무게감을 주는 모델과 계약해야 한다는 암묵적인 룰이 있었지만, 최근 여러 시중은행에서 아이돌을 모델로 쓰면서 이런 분위기가 바뀌고 있다”며 “고객 확보와 또 다른 수익원을 발굴하기 위한 노력 아니겠냐”고 말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