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급락 초래한 '위안화 약세'…"당분간 지속, 반전 기대감 유효"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최근 한국 증시의 급락 원인 중 하나로 위안화 가치 급락이 지목되면서 향후 위안화 가치 변동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3일 오전 11시10분 현재 시장조사업체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위안화 가치는 달러당 6.71원 수준으로 하락 했다. 전날 위안·달러 환율은 6.66위안을 기록, 지난 4월 18일 6.27위안 대비 6.22%나 급등했다.위안화 가치 하락 속도가 빨라지자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이에 영향을 받은 아시아 증시의 하락 역시 가속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5~2016년 위안화 평가절하 충격이 재현될 것이라는 부정적 관측도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당분간 위안화 약세가 불가피하겠지만 위안화 약세 강도와 속도는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히려 위안화의 향후 추이가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중국의 대응을 가늠할 수 있는 판단 요소가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박석중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나타나는 위안화 약세 현상은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위안화 환율 강세 압력에 의해 인위적으로 이어진 강세 기조가 적정환율로 회귀하며 나타나는 현상"이라고 진단했다.박 연구원은 중국이 의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라고 봤다. 그는 "이자율 평형 관점에서 적정한 위안·달러 환율은 6.9446위안이므로 아직 시장 환율 변화를 벗어난 인위적 통제로 인식할 수준은 아니다"라며 "트럼프와의 협상 우위를 점하기 위한 위안화 약세는 앞뒤가 맞지 않아 확대 해석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미중 무역분쟁 우려감에 약세가 지속되겠지만 향후 위안화가 강세로 전환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유효하다고 주장했다.

박 연구원은 "단기 내 위안화 약세가 동반할 불확실성의 대비가 불가피하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도 현재 시장의 우려는 과도하다"며 "위안화 약세 진정은 그간 눌려있는 자산의 반등을 주도할 수 있어 역발상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이어 "위안화는 트럼프와의 무역 분쟁 대응을 대하는 시진핑의 의중과 중국 실물경기, 금융시장 체력을 파악하는 바로미터로 역할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2015~2016년 위안화 위기가 재현될 가능성 역시 크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허재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투자자들의 불안요인은 미중 무역갈등으로 인한 중국 인민은행의 위안화 절하 우려"라며 "여기에 최근 중국으로 유입된 자금 유출 가능성과 중국 부동산 시장 과열 우려 등으로 인해 통화 정책을 강하게 완하하기 힘들다는 현실적인 한계 때문으로 판단된다"고 했다.허 연구원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인민은행이 위안화의 급격한 절하를 용인할 가능성은 낮다고 봤다. 2015년 위안화 절하 후 중국 자본시장이 겪은 피해가 심각했다는 분석에서다. 위안화 절하는 위안화 국제화·일대일로 등 중국 정부의 정책 방향과도 맞지 않다는 설명이다.

그는 "2015~2016년과 지금의 상황이 다르다고 보는 이유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서 제공하는 실질실효환율 등을 고려하면 현재 위안화가 당시에 비해 고평가돼 있지는 않기 때문"이라며 "당분간 위안화가 절상되기는 쉽지 않지만 2015~2016년과 같은 급격한 절하 가능성도 낮다"고 설명했다. 이어 "아직 모멘텀 또는 계기가 없지만 지금은 바닥을 향하는 진통과정"이라고 덧붙였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