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학 집약한 운동검사 소프트웨어 '피트(FITT)'야말로 진정한 건강 동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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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트 홍석재 대표건강 지키기를 목표로 삼은 사람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있다. 헬스장 등록이다. 헬스장은 건강한 생활습관의 상징이 됐다. 그러나 대부분의 헬스장이 고객 건강을 지키는 역할을 아직 효과적으로 하지 못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창업가가 있다. 운동검사 소프트웨어 '피트(FITT)'를 개발한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피트의 홍석재 대표(사진)다.
신체 능력에 맞는 최적의 운동법 제시
피트 가입 헬스장 1000곳 넘어...해외 수출도
홍 대표의 이력은 일관성이 있다. 중앙대에서 체육학을 전공한 그는 호텔신라 헬스트레이너, 서울대 스포츠과학연구소 연구원, 계원예술중학교 체육교사 등을 지냈다. 남에게 운동을 가르치는 일을 하면서 그가 가진 문제의식은 하나였다. 어떻게 하면 가장 효율적으로 운동 효과를 얻을 수 있을까. 그는 "무조건 힘들게 운동하는 것은 효과는 있으나 최선은 아니다"라며 "운동과학을 활용하면 헬스트레이너도 고객 건강을 체계적으로 관리하는 전문직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그가 강조하는 운동과학은 운동검사 기반 피트니스 헬스케어다. 자기 신체 능력을 먼저 파악하고 거기에 맞는 최적의 운동법을 따라야 한다는 얘기다. 홍 대표는 "헬스장에 한 대씩 있는 체성분분석기는 사용자의 체지방량, 근육량 등 몸의 생물학적 구조를 알려줄 뿐"이라며 "어떤 부위를 집중적으로 관리할지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자기 운동 능력을 파악해 최상의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운동법을 찾는 게 더 중요하다"고 했다.
그래서 개발한 게 운동검사 소프트웨어 '피트(FITT)'다. 운동검사는 피검자의 심폐지구력, 근력, 근지구력, 유연성 등 운동 능력을 평가하는 것이다. FITT는 빈도(Frequency), 강도(Intensity), 시간(Time), 유형(Type)을 뜻한다. 피검자의 운동 능력을 판단하는 4가지 요소다. 2.4km를 완주할 수 있는 가장 빠른 속력을 알면 피검자의 최대 산소능력을 계산할 수 있다. 이 자료를 근거로 체지방 감량을 위한 속력과 시간, 체력을 키우기 위한 속력과 시간 등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키 175cm, 몸무게 60kg인 30대 남성이 최대 시속 10.8km로 2.4km를 뛰면 최대 산소능력이 39.6(VO2max)다. 피트에 따르면 이 사람은 살을 빼려면 시속 6.5km로 30분 뛰는 게 가장 좋다. 홍 대표는 "사람들이 알고 싶은 것은 내가 얼마나 멀리 오래 뛰었는지가 아니라 자기 심폐지구력과 최선의 운동법"이라며 "국내에서 유일한 헬스케어 피트니스 솔루션이라고 자신한다"고 했다. 그는 "최근 참가한 CES에서도 이와 비슷한 소프트웨어는 찾을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피트의 핵심은 피검자의 운동 능력에서 최선의 운동법을 도출하는 알고리즘이다. 피트는 미국스포츠의학회(ACSM)를 포함한 각종 연구기관 자료를 바탕으로 20여 가지 운동검사 알고리즘을 만들었다. 하루에 3~4시간씩 자면서 1년 넘게 노력한 끝에 이룬 성과다.
그는 "기존 운동검사는 직접 측정 방식으로 병원에 가서 특수장비를 착용한 채 뛰어야 하는 등 일반인이 하기 번거로웠다"며 "정해진 거리를 최대 속력으로 뛰게 하는 간접 측정 방식도 직접 측정 방식과 거의 동일한 결과를 얻을 수 있다는 수천 편의 논문을 참조했다"고 했다.
그가 설명한 운동의 비밀은 흥미로웠다. 예를 들어 한 사람의 근력을 측정하기 위해 벤치프레스 10회를 할 수 있는 최대 무게를 찾는다. 홍 대표에 따르면 근력을 늘리는 최적의 무게는 최대 무게의 60~70% 수준이다. 10회 들 수 있는 가장 무거운 무게가 벤치프레스 100kg이면 60~70kg을 드는 게 가장 운동 효과가 좋다. 보통 근력 운동은 3세트를 하는데 1세트를 하면 힘이 빠져 2세트 때 들 수 있는 최대 무게도 감소한다. 그러면 거기 맞춰 무게를 재조정한다. 무거운 무게를 많이 한다고 운동 효과를 높일 수 있는 게 아니라는 얘기다. ACSM에 따르면 심폐지구력도 최대산소능력의 50~70% 수준으로 운동하는 게 가장 효과가 좋다.홍 대표는 이 서비스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현재 피트에 유료 가입한 헬스장은 150여 곳, 무료 가입을 포함하면 1000곳이 넘는다. 또 지난 3월 피트를 탑재한 러닝머신 '피트트레드밀'을 출시했다. 가격은 350만원 정도로 호텔, 리조트, 헬스장 등 15곳에 30여 대를 팔았다.
해외에서도 구매 의사를 타진하고 있다. 그리스의 한 헬스장이 첫 해외 고객이었다. 홍 대표는 "현재 20~80대 한국인의 심폐능력 표준을 구축하고 있다"며 "국내 헬스장에 피트트레드밀이 깔리면 유용한 운동 데이터를 모아 알고리즘의 신뢰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올해 유료 가입 헬스장을 300곳으로 확대하는 게 목표다. 올해 매출 목표는 6억원이다.
피트는 개인이 직접 운동검사를 할 수 있는 앱(응용프로그램) '피트러너'를 내년에 내놓을 계획이다. 이를 탑재한 웨어러블 기기 제작도 추진하고 있다. 피트는 이 앱에 1 대1 개인 트레이닝 예약 기능과 헬스장 회원권 결제 기능 등을 추가해 피트니스 헬스케어 플랫폼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홍 대표는 "지금 국내에 피트니스 헬스케어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는 없다고 봐야 한다"며 "우리가 그 역할을 맡아 운동 문화를 바꿀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임유 기자 free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