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원순 "위안부 문제,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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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허스토리' 관람…"일본이 과거 청산해야 동북아 평화공동체 가능"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다룬 영화 '허스토리'를 관람한 박원순 서울시장이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다'라는 영화 속 대사가 기억에 남는다"며 일본의 사죄와 과거 청산을 촉구했다.박 시장은 이날 왕십리 CGV에서 '허스토리'를 관람한 뒤 민규동 감독, 배우 김해숙과 함께 관객과의 대화에 참여했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6년간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투쟁(일명 '관부재판')을 벌인 위안부 할머니들과 이들을 위해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인 수많은 법정 투쟁 가운데 유일하게 일부 승소를 받아낸 재판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박 시장은 "아직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지 못한 가운데 일본은 끊임없이 어정쩡하게 위안부 문제를 마치려고 하고 있다"며 "영화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명예, 자존심이라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그는 "관부재판은 위대한 재판이었다"며 "영화 속 대사에서 나왔듯 반드시 이겨야 이기는 것은 아니며, 책임을 묻고 변론하는 모든 과정이 또 하나의 역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군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 지원 활동에 참여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둬 왔다.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도쿄에 가서 형사재판 기소를 위한 고발장을 냈고, 이후 일본 정부와 책임자 7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국제 시민법정인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서 한국 측 검사로 활동했다.
이를 알고 있는 민규동 감독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가 모습을 묘사할 때 박 시장의 활동을 참고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박 시장은 "국가 간의 관계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는 없다"며 "영원히 적대적이고 서로 미워하는 관계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불행의 역사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가 유럽연합(EU)처럼 초국가적 공동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려면 가해자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
과거를 깨끗이 청산해야 평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 감독은 '허스토리'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할머니들이 하나둘 떠나니 마음이 다급해졌다"며 "해방 이후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증언 등을 조사하다 잊힌 관부재판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잘못을 일부나마 인정받았던 '역사의 한 획'이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민 감독은 "영화 속에서 말하는 '도의적 책임'은 일본 정부를 향한 지적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며 "직접 문제에 관여되지 않았을 때 책임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는데, 우리 스스로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지면 일본 정부에 강력히 (사과를)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가 다루는 시기는 1998년까지다.
당시 일본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위안부 피해자 3명에게 각각 30만 엔(약 300만 원)씩 지급할 것을 정부 측에 명령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 요청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5년간 계속된 항소, 상고 끝에 1심 판결이 뒤집히며 관부재판에 참여한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로부터 아무런 사죄나 보상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4월에는 재판에 참여한 위안부 피해자 중 마지막으로 이순덕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27명이다.
/연합뉴스
'허스토리'는 1992년부터 6년간 일본 시모노세키(下關)와 부산을 오가며 일본 정부를 상대로 힘겨운 법정 투쟁(일명 '관부재판')을 벌인 위안부 할머니들과 이들을 위해 싸운 사람들의 이야기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벌인 수많은 법정 투쟁 가운데 유일하게 일부 승소를 받아낸 재판이지만, 잘 알려지지 않았다.박 시장은 "아직 일본으로부터 사죄를 받지 못한 가운데 일본은 끊임없이 어정쩡하게 위안부 문제를 마치려고 하고 있다"며 "영화가 위안부 피해자들의 목표는 돈이 아니라 명예, 자존심이라는 것을 충분히 보여줬다"고 관람 소감을 밝혔다.
그는 "관부재판은 위대한 재판이었다"며 "영화 속 대사에서 나왔듯 반드시 이겨야 이기는 것은 아니며, 책임을 묻고 변론하는 모든 과정이 또 하나의 역사"라고 말했다.
박 시장은 1990년대 초부터 일본군 피해자들을 위한 법적 지원 활동에 참여하는 등 위안부 문제에 많은 관심을 둬 왔다.피해자 할머니들과 함께 도쿄에 가서 형사재판 기소를 위한 고발장을 냈고, 이후 일본 정부와 책임자 7명에게 유죄를 선고한 국제 시민법정인 2000년 '일본군 성노예전범 국제법정'에서 한국 측 검사로 활동했다.
이를 알고 있는 민규동 감독은 위안부 피해자들을 지원하는 활동가 모습을 묘사할 때 박 시장의 활동을 참고로 했다고 밝히기도 했다.박 시장은 "국가 간의 관계는 다면적이고 복합적이기 때문에 위안부 피해자에 대한 사과를 받지 못했다고 해서 모든 관계를 단절할 수는 없다"며 "영원히 적대적이고 서로 미워하는 관계가 돼서는 안 되기 때문에 불행의 역사를 넘어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동아시아가 유럽연합(EU)처럼 초국가적 공동체를 만드는 게 불가능한 일이 아니다"라며 "그러려면 가해자가 먼저 사과해야 한다.
과거를 깨끗이 청산해야 평화 공동체를 만들 수 있다"고 강조했다.
민 감독은 '허스토리'를 만들게 된 계기에 대해 "할머니들이 하나둘 떠나니 마음이 다급해졌다"며 "해방 이후 돌아온 사람들의 이야기, 증언 등을 조사하다 잊힌 관부재판의 존재를 알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일본 정부의 잘못을 일부나마 인정받았던 '역사의 한 획'이 잊혀져 가는 것이 안타까워 시나리오를 쓰기 시작했다고 했다.
민 감독은 "영화 속에서 말하는 '도의적 책임'은 일본 정부를 향한 지적이기도 하지만 우리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하다"며 "직접 문제에 관여되지 않았을 때 책임지지 않으려는 마음이 있는데, 우리 스스로 이런 마음 자세를 가지면 일본 정부에 강력히 (사과를) 요구할 수 없다"고 말했다.
영화가 다루는 시기는 1998년까지다.
당시 일본 재판부는 1심 판결에서 위안부 피해자 3명에게 각각 30만 엔(약 300만 원)씩 지급할 것을 정부 측에 명령했으나 피해자에 대한 공식 사죄 요청은 인정하지 않았다.
이후 5년간 계속된 항소, 상고 끝에 1심 판결이 뒤집히며 관부재판에 참여한 할머니들은 일본 정부로부터 아무런 사죄나 보상을 받지 못했다.
지난해 4월에는 재판에 참여한 위안부 피해자 중 마지막으로 이순덕 할머니가 세상을 떠났다.생존한 위안부 피해자는 이제 27명이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