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에 수요 더 몰려… 강남 아파트 거래 늘고 가격 반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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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유세 강화’ 파장
서울 부동산시장, 보유세 인상 예고에도 '꿋꿋'
'큰손' 움직이는 강남
대치 은마 전용 76㎡형
13억대 후반→15억대로
반포자이 84㎡ 호가 2억↑
강북에선 신고가 행진
마포자이 84㎡ 10.6억
넉달새 1억원 이상 올라
성동구 텐즈힐1구역 최고가
전문가 "시장 불확실성 해소"

◆강북 지난달 줄줄이 최고가지난 4월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시행과 함께 거래가 끊겼던 강북 주요 단지는 지난달 줄줄이 신고가를 썼다. 마포구 염리동 ‘마포자이’ 전용면적 84㎡ 매물은 지난달 10억6500만원에 손바뀜하며 올 들어 신고가를 기록했다. 3월 1층 매물이 9억원에 거래된 주택형이다.

정부가 예고한 보유세 인상이 매수세를 크게 위축시키진 않았다고 일선 중개업소들은 입을 모았다. 정부가 공정시장가액비율과 세율 인상을 담은 부동산 보유세 인상 권고안을 예고한 지난달 22일 이후에도 신공덕동 ‘브라운스톤공덕(전용 59㎡)’은 9억3000만원에 거래되며 처음으로 9억원을 돌파했다.
강북권은 갭 메우기 장세에 들어갔다는 분석이다. 한국감정원 조사에 따르면 6월 넷째주 서울 아파트값은 0.10% 오르며 3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상승 여지가 있는 비강남권 아파트값을 중심으로 오름폭이 커졌다. 한국감정원 관계자는 “비강남권의 갭 메우기 현상에 따른 것”이라고 설명했다.◆강남 재건축 반등 성공
서초구 잠원·반포 일대도 거래가 늘었다. 관리처분계획 인가 재료를 가진 반포동 ‘신반포3차’ 전용 132㎡는 지난달 28일 26억원에 거래됐다. 지난 4~5월 거래가(24억~25억원)보다 1억원 이상 오른 수준이다. ‘반포자이’ 전용 84㎡는 지난달 21억4000만원에 거래됐고 요즘 호가는 23억5000만원에 달한다.
강남에선 보유세 개편안이 나오면서 시장 불확실성이 어느 정도 해소됐고, 보유세 증가 정도는 시장 예상치 수준이어서 그간 관망했던 수요가 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신만호 압구정 중앙부동산 대표는 “그간 보유세 인상폭을 보고 결정하겠다며 관망하던 매수 대기자들이 지난달 말부터 여럿 거래에 나섰다”고 말했다.전문가들은 정부의 보유세 인상 추진으로 고가 1주택 선호가 더 깊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보유세 재편 등 최근 정부 규제는 대부분 다주택자에게 적용되고, 1주택자에겐 상대적으로 적용 폭이 크지 않다”며 “‘똘똘한 한 채’를 원하는 이들은 기존 인기 단지에서 급매물을 잡으려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양지영 R&C연구소장은 “다주택을 처분하고 강남 등 입지가 좋은 곳에 1주택을 보유하려는 움직임이 활발해질 것”이라며 “정부의 보유세 인상안이 오히려 부동산시장을 더 양극화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양길성/선한결 기자 vertig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