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혁 휴톰 대표 “인공지능 수술 영상 플랫폼 개발…수술 성공률 높이고 합병증 줄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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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처럼 수술에 도움
“수술시간 크게 단축…2021년 상용화”
![이종혁 휴톰 대표가 ‘수술 어시스트 플랫폼’을 활용해 간 부위에 대한 수술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01.17186919.1.jpg)
수술 시간이 오래 걸리면 그만큼 합병증 위험도 높아진다. 반면 숙련도가 높은 의사는 혈관 등이 어디 있는지를 훨씬 잘 알아보기 때문에 원하는 위치까지 비교적 빨리 도달할 수 있다. 만약 혈관과 장기가 어디 있는지를 미리 알 수 있다면 숙련도가 낮은 의사도 수술을 더 빠르고 안전하게 할 수 있지 않을까.이런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인공지능(AI)을 활용한 의료기기를 개발하고 있는 기업이 있다. 헬스케어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휴톰이다. 이종혁 휴톰 대표(52·사진)는 "수술 전 환자에 대한 컴퓨터 단층촬영(CT) 결과를 바탕으로 수술 부위를 입체영상(3D)으로 만들어주는 소프트웨어 '수술 어시스트 플랫폼'(가칭)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 플랫폼으로 사전에 수술 과정을 시뮬레이션해볼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 대표는 "수술 중에도 플랫폼이 영상을 만들어주기 때문에 잘 안보이는 위치를 수술할 때 참고할 수 있다"며 "복개 수술을 할 때 가스를 넣어 배를 부풀리는데 이 때 바뀐 장기의 위치나 수술 중 도구의 움직임 등도 반영된다"고 설명했다.
![이종혁 휴톰 대표가 수술 카메라 영상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양병훈 기자](https://img.hankyung.com/photo/201807/01.17186935.1.jpg)
수술 전과 수술하는 중간 뿐만 아니라 수술 뒤에도 플랫폼이 사후관리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플랫품은 수술을 하는 모든 과정을 기록한다. 때문에 수술이 잘못됐을 때 플랫폼의 기록을 되짚어 원인을 밝혀낼 수 있다. 수술이 잘 됐을 때 역시 기록을 활용해 회복 등 사후 관리에 도움을 준다. 나아가 다음 번 환자는 어떻게 수술하는 게 좋을지 판단하는데 도움을 주는 데이터를 의사에게 제공한다.
이 대표는 "수술 과정의 움직임을 인식하고, 어떻게 해야 합병증과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는지 판단하는데 AI가 중요한 역할을 한다"며 "플랫폼을 사용하는 와중에도 AI는 계속 스스로 학습해 판단 정확성을 높인다"고 말했다.오는 9월께 플랫폼의 시제품이 완성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내년 하반기께에는 의료기기 허가를 위한 임상시험을 시작하는 게 목표다. 일이 잘 풀리면 2020년 하반기에는 임상을 마치고 이듬해 상용화가 가능할 전망이다.
지금까지 이 플랫폼과 관련해 국내에서만 7개의 특허를 등록했고 10개를 출원했다. 정부 지원금을 6억원 받았고 민간 투자를 41억5000만원 유치했다. 세브란스병원에 의료 관련 자문을, KAIST에 인공지능 관련 자문을, 서울여대에 디지털화 관련 자문을 하고 있다. 세브란스병원 등이 사회공헌 차원에서 스타트업을 도와주는 게 아니라 정식 자문 계약을 맺었다.
양병훈 기자 h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