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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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유수출 막으면 통과 불허"이란이 전 세계 해상 원유 수송량의 30%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을 내비쳤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유가 상승의 고통을 안기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석유수출국기구(OPEC)에 증산을 압박하고 나섰다.
유가 상승 골치아픈 트럼프
OPEC에 "증산하라" 압박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지난 2일 스위스 방문 중 “중동 다른 산유국은 수출하는데 이란만 하지 못한다는 건 어불성설”이라고 말했다. 이 발언은 사우디아라비아, 쿠웨이트 등이 원유를 수출하는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봉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됐다. 이란과 오만 사이에 있는 호르무즈 해협은 가장 좁은 곳이 50㎞에 불과하다.로하니 대통령은 “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막으면 그 결과를 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발(發) 유가 급등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다.
이스마일 코사리 이란 혁명수비대 사령관은 한술 더 떴다. 그는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그들(미국)이 이란의 원유 수출을 중단시키길 원한다면 우리는 호르무즈 해협을 통한 어떤 원유 선적도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위협했다.
이란 측 발언이 알려지자 미 해군은 지난 4일 호르무즈 해협에서 유조선의 자유로운 통행을 보장하겠다며 진화에 나섰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위터를 통해 “미국이 매우 적은 달러를 받는 대가로 다수의 (OPEC) 회원국을 방어하는 동안 그들은 유가가 더 올라가게 만들었다”며 “가는 게 있으면 오는 게 있어야 한다. 당장 유가를 낮춰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OPEC에 공개적으로 증산을 요구한 건 지난 4월 이후 세 번째다.
뉴욕=김현석 특파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