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뭉칫돈'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증시 불안 속 高금리 회사채·예금 잇단 등장

5월 정기예금 14兆 증가
개인투자자들의 여유자금이 회사채와 정기예금 등 확정금리를 주는 금융상품에 몰리고 있다. 증시와 부동산시장의 불확실성 확대가 금리 상승 추세와 맞물리면서 일부 시중 뭉칫돈이 고정수익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개인들은 지난달 장외 채권시장에서 회사채(자산유동화증권·은행채 포함) 513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전달보다 49%, 전년 동기에 비해선 70% 늘어난 액수다. 올 상반기 기준으로는 2조1054억원어치를 순매수하면서 2009년(2조8862억원) 후 반기 최대치를 기록했다.

은행 정기예금의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5월 정기예금 증가액은 13조9000억원(적금 포함)으로 전달(7조원)의 두 배에 달했다. 신현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부 고정수익 상품이 시장금리 상승세를 반영하기 시작하면서 단기자금 운용처로서 매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반면 은행 수시입출식 예금 잔액은 5월 말 현재 592조원으로 1년간 29조9000억원(5.3%)이 빠져나갔다. 시중금리가 상승하면 손실을 내는 머니마켓펀드(MMF), 채권형 펀드 잔액은 각각 117조원과 93조원으로 1년 전보다 126조원, 104조원 감소했다.

이태호/하헌형 기자 th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