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9 부진에 영업이익 신기록 행진 중단…증권가 "3분기를 기대해"

사진=한국경제 DB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성장세가 7분기 만에 꺾였다. 스마트폰과 디스플레이패널 부문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면서 올해 2분기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감소한 14조원대에 그쳤고, 증권가 예상치를 밑돌았다. 지난해 2분기부터 이어진 사상 최대 영업이익 행진도 멈추게 됐다.

6일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다시 최대 영업이익을 거둘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양호한 하반기 실적 전망에 비춰 2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란 의견에 무게가 실렸다.삼성전자는 올 2분기 14조8000억원의 잠정 영업이익을 거뒀다고 이날 장 시작 전 공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5.19% 증가한 수치다. 그러나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1분기(15조6422억원)보다는 5.37% 감소했다. 이에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은 7분기 만에 직전 분기 대비 감소세를 기록했다.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15조원대를 예상한 금융투자업계의 예상치를 하회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국내 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15조2704억원이었다.

삼성전자의 2분기 잠정 매출은 58조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전년 동기보다 4.92% 줄고, 직전 분기에 비해서도 4.23% 감소한 수준이다상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9' 판매 부진과 마케팅비 증가 부담을 안은 통신모바일(IM) 부문이 기대에 못 미친 실적의 주 요인으로 꼽힌다. 디스플레이패널(DP) 부문 부진도 전사 실적에 부담으로 작용했다.

김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사업부문별 영업이익 추정치는 반도체 12조4000억원, IM 2조1000억원, 소비자가전(CE) 5000억원으로, DP는 2000억원 적자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IM 부문 실적 둔화는 스마트폰 평균판매가격이 하락한 상황에서 마케팅비가 증가한 탓으로 풀이했다. DP 부문의 경우 플렉서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가동률이 40% 미만을 기록했고, LCD 패널가격이 하락한 점이 실적 둔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했다.꾸준히 실적 성장을 이끈 반도체 부문의 경우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직전 분기와 비슷한 수준을 거둔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기대에 못 미쳤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왔다. 낸드플래시 메모리의 판매가격 하락이 출하량 증가에도 불구하고 직전 분기 대비 실적 둔화를 야기했다는 분석이다.

김선우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당사 기존 예상치 대비 반도체 부문에서 기대치 하회 요인이 발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며 "당초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이 12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11조5000억원 수준에 그친 것으로 보인다"고 추산했다. 그는 "일부 서버 관련 D램 이슈 등이 실적에 소폭 부정적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면서도 "이는 오히려 하반기 D램 업황에 추가 개선 요인으로 해석한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삼성전자가 3분기에 17조원대 영업이익을 거둬 재차 신기록을 갈아치울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DP 부문은 애플의 신제품 출시와 함께 실적이 개선될 전망이고, 반도체 부문은 원화가치 약세에 따른 이익 개선 효과가 기대된다"며 "3분기 영업이익은 17조2000억원으로 예상되고, 실적 가시성이 높다"고 강조했다.

에프앤가이드 기준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5조762억원, 17조1859억원이다. 4분기에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직전 분기 대비 성장세를 이어갈 점쳐지고 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68조248억원, 17조3404억원으로 집계됐다.

따라서 2분기 실적이 주가에 미칠 타격은 크지 않다는 분석에 힘이 실리고 있다.

김경민 연구원은 "하반기 실적 증가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주가의 추가 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내다봤다. 그는 "IM과 낸드플래시 메모리 부문의 실적 불확실성이 남아 있지만 D램 메모리 업황이 견조하고 재고수준도 1주 내외로 낮다"며 "최근 미중 무역분쟁 이슈에도 D램 공급사 주가가 견조하게 유지되고 있어 투자심리에 긍정적"이라고 진단했다.

노 센터장 역시 "미중 무역분쟁이 (주가에) 변수로 대두됐고, 증시 환경이 악화된 만큼 이 같은 변수가 제거될 때까지는 주가가 바닥 확인 과정을 거칠 것"이라면서도 "추가적인 하락폭은 제한적일 전망인 만큼 가격 조정보다는 기간 조정의 형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이날 예상에 못 미친 2분기 실적 소식에 삼성전자 주가는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이날 오후 1시30분 현재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100원(2.39%) 내린 4만4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4만5000원선이 깨져 액면분할 이후 최저 수준으로 밀린 상태다.
삼성전자 실적(자료=대신증권 제공)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