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봤습니다] 그랜저 위협하는 아빠차,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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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차감·효율 좋은 패밀리 세단
운전 재미는 떨어져

지난 3일 미디어 시승회에서 타본 신형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그랜저를 위협하는 아빠차'로 꼽힐만 했다. 경쟁 모델은 도요타 캠리인데 굳이 그랜저를 지목한 이유는 그랜저 하이브리드가 최근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어서다. 비슷한 편의사양 기준으로 가격 차이는 400만~500만원 선이어서 국산차 그랜저와 수입차 어코드를 놓고 어떤 차를 선택할지 고민하는 운전자들도 분명 있을 것이다.
혼다코리아는 지난 5월 10세대 어코드 가솔린 모델 출시에 이어 이달부터 하이브리드 모델 판매를 시작했다. 가격은 4240만원(EX-L)과 4540만원(투어링) 두 종류로 50만원 상당의 하이브리드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혼다 센싱, 레인 와치 등 운전자보조시스템과 헤드업디스플레이 장착 유무에 따라 300만원 가격 차이가 난다. 신차 반응은 좋은 모양이다. 지난 6일까지 사전계약 대수가 1000대를 넘어섰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예약은 9대1 정도로 고급형에 훨씬 많은 고객이 몰리고 있다"고 말했다.

운전석 시트 착좌감은 편안했다. 시트 편안함은 장거리 운전에서 유리하다. 노면 소음이나 풍절음이 적당히 차단돼 정숙한 세단을 찾는 소비자에 잘 맞춰졌다. 노면에 맞게 감쇠력을 조정해 편안한 승차감을 제공하는 '액티브 컨트롤 댐퍼 시스템'이 적용된 것도 강점이었다. 이 기능은 주행 모드에 따라 큰 움직임에는 강한 감쇠력, 작은 움직임에는 약한 감쇠력으로 차체 자세를 안정적으로 제어해준다고 혼다 측은 설명했다.

주차(P), 주행(D) 등 변속기 기능은 버튼 조작 방식으로 이뤄졌다. 대신 스티어링 휠에 부착된 패들시프트로 운전 중 기어를 바꿀 수 있도록 도왔다. 초반 가속감은 풍부하지 않았다. 에코, 노멀, 스포츠 3가지 주행모드를 선택할 수 있으며 스포츠 주행은 엔진 사운드를 부각시켰다. 복합 연비는 L당 18.9㎞를 달린다. 효율은 좋았다. 스포츠 모드를 자주 사용하고 거칠게 차랄 몰았는 데도 청평에서 춘천까지 60㎞ 주행구간에서 평균 연비는 15.4㎞/L였다. 얌전하게 운전한 선배 기자는 L당 19㎞ 이상 달렸다.
하지만 어코드 하이브리드는 역시 어코드 성격 그대로였다. 제품 성격은 아빠들에게 맞춰졌다. 쿠페형 세단에 가깝게 다가선 디자인 변화은 긍정적이지만 주행 감성은 젊은 층에 어필하긴 부족해 보였다. 젊은 이들이 차량을 고를 때 중요시하는 운전 재미는 크게 부각되지 않았다. 패밀리 세단을 찾는 기혼 남성에게 추천한다.
김정훈 한경닷컴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