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승 우리은행장, 동남아 넘어 인도 시장 '눈길'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우리은행이 본격적인 인도 진출을 위해 팔을 걷어부친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이번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 순방에 동행하며 인도 지역 개척 의지를 다질 예정이다. 인도가 13억5000만명의 인구와 고성장세 바탕으로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 갈 잠재력이 큰 만큼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다.6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손태승 우리은행장은 오는 8일 문재인 대통령의 인도·싱가포르 순방에 동행해 인도 현지를 찾는다. 손 행장은 인도의 현지 지점을 방문한 후 10일 밤 귀국할 예정이다.
손 행장은 문 대통령의 싱가포르 순방에는 동행하지 않는다. 반대로 말하면 그만큼 인도에 공을 들이고 있다는 뜻으로도 읽힌다.

우리은행이 인도 시장에 주목하는 것은 '모디노믹스'로 대변되는 인도의 개방정책이 효과를 보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인도는 2014년 모디 정부 출범 이후 샤오미·화웨이·혼다·삼성전자·기아차 등 글로벌 제조기업 유치에 힘을 쏟고 있다.

전세계 정보기술(IT)기업과 스타트업도 인도로 모여들고 있다. IT기술이 발달한데다 전체 인구의 절반이 25세 이하일 정도로 청년 인구가 많다는 점이 큰 매력으로 작용해서다.

성장세도 파죽지세다. 인도의 분기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꾸준히 6%를 웃돌고 있다. 세계은행은 인도의 향후 3년간 실질 GDP 성장률이 7.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업들이 인도를 '기회의 땅'으로 부르는 이유다.우리은행은 지역본부 형태인 인도 본부의 법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인도에는 지난 2012년 설립한 첸나이지점과 지난해 설립한 구르가운·뭄바이 지점까지 총 3개 지점이 있다. 우리은행이 복수 지점을 보유한 국가 중 법인이 설립되지 않은 곳은 인도 뿐이다.

현재 우리은행은 예비인가를 기다리고 있다. 연내 본인가를 받아 법인 전환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계획이다. 현지법인으로 전환하면 기존에 중앙은행의 개별 승인을 받아야 했던 점포 신설을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자본금과 여신한도도 크게 늘어난다.

우리은행은 법인화 이후 네트워크 확대와 함께 위비뱅크의 '인도판'인 모비뱅크를 출시, 인도 시장에서 현지화된 서비스를 확대한다는 계획이다.우리은행은 국내 중소기업들의 인도행(行)에도 힘을 보태고 있다. 지난 4일 무역협회와 '중소기업 남방지역 진출 인프라 지원을 위한 MOU'를 체결한 것. 우리은행은 중소기업들의 인도·동남아 진출을 위해 사무공간과 종합 컨설팅, 금리 우대 등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우리은행 고위 관계자는 "인도 시장은 앞으로 우리은행에 중요한 거점이 될 것"이라며 "청년 인구가 많고 IT강국인 인도에서 우리은행의 디지털 경쟁력이 빛을 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아름 한경닷컴 기자 armij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