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똘똘한 한 채' 쏠림… 재개발 관심 높아질 것

종부세 개편…투자전략은

1주택 23억까지 세율 변화없어
고가주택 매수문의 오히려 늘어

재개발 입주권도 종부세 제외
5년 재당첨금지·취득세 따져야

오피스텔·상가 투자는 불확실
재개발 주택의 지분 호가가 3.3㎡당 1억원을 넘어선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웃돈을 포함해 최소 10억원의 현금이 있어야 조합원 지분을 매입할 수 있다. /한경DB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이 확정됨에 따라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담을 피할 수 있는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똘똘한 한 채’ 바람이 불면서 서울 시내 시가 23억원 이하 아파트가 수혜를 볼 것으로 예상했다. 또 종부세에 포함되지 않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입주권, 분양권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똘똘한 한 채’ 바람 불 듯6일 일선 중개업소에 따르면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서울 강남의 똘똘한 한 채를 찾는 수요가 늘어날 조짐이다. 시가 23억원까지는 1주택자의 보유세 부담이 크게 늘지 않아서다. 다만 시가 23억원 이상의 주택은 내년 보유세가 수백만원 이상 오를 가능성이 있어 주의해야 한다. 원종훈 KB국민은행 WM투자자문부 세무팀장은 “시세 23억원 아파트의 과세표준이 6억원 정도”라며 “1주택자의 과세표준 6억원 이하 세율에 변화가 없어 영향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1주택자의 과세표준은 공시가격에서 9억원을 뺀 뒤 공정시장가액비율을 곱해 산정한다. 공시가격 10억원(실거래가 16억원 안팎)인 서울 송파구 잠실엘스(전용 84㎡)의 보유세는 올해 336만원에서 내년 338만원으로 0.07%밖에 오르지 않는다.

보유세 불확실성이 해소되면서 고가 주택이 몰려 있는 서울 강남권에선 저가 매물이 일부 소화되고 매수 문의도 늘고 있다. 개포동 H공인 관계자는 “정부의 보유세 개편안 발표 이후 대치동 미도아파트에선 지난 한 달간 쌓여 있던 저가 매물이 7월 들어 모두 팔렸다”고 설명했다.

◆재개발 조합원 입주권 인기주택과 토지에 부여되는 종부세는 주택이 멸실되는 재개발·재건축 조합원 입주권, 분양권, 비주거용 오피스텔, 상가(부속토지 규모에 따라 과세 대상) 등에는 부여되지 않는다.

가장 주목받고 있는 투자처는 수도권 재개발 조합원 입주권이다. 조합원 입주권은 관리처분계획이 인가되면 주택이 멸실된 것으로 본다. 분리과세 대상 토지로 분류되는 까닭에 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난다. 재건축 조합원 입주권도 종부세 대상에서 벗어나는 것은 마찬가지다. 하지만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시행과 정부의 안전진단 강화로 재개발에 비해 불확실성이 크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종부세 부담을 덜 수 있는 데다 초기 투자금이 재건축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다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재개발 입주권의 웃돈은 연초부터 꾸준히 오르고 있다. 서울 강북 재개발 입주권엔 프리미엄이 최소 2억원 이상 붙었다.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한남, 성수, 용산 일대 재개발 빌라 가격은 3.3㎡당 1억원을 넘어섰다. 경기 수원의 팔달·권선 지역 재개발 입주권의 프리미엄도 지난 2~3개월 동안 5000만원 이상 뛰며 1억원을 넘어섰다. 팔달구 H공인 관계자는 “1억원 미만으로 투자할 수 있는 재개발 입주권이 사라졌다”며 “전매제한이 없고, 1년 이상 보유하면 양도세 중과 대상이 아니어서 이달 들어서도 매수 문의가 끊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재당첨 금지에 주의해야

다만 서울을 비롯한 투기과열지구 내 재개발 입주권에 투자할 때는 주의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했다. 투기과열지구에선 한 번 조합원 분양을 받으면 5년간 다른 조합원 분양이나 일반분양을 받을 수 없다. 또 올 1월24일 이후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재개발 입주권은 전매가 제한된다. 재개발 진행 시기에 따라 취득세율이 달라지는 것도 고려해야 한다. 관리처분인가 이전(건물 멸실 전)에 취득하면 주택으로 인정받아 취득세율이 1.1%지만 멸실 후엔 토지로 보고 취득세율 4.6%를 적용한다. 강영훈 ‘붇옹산스터디’ 대표는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프리미엄에 거품이 낀 곳도 많다”며 “철저히 수익성을 따져본 뒤 거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오피스텔 상가 등 수익형 부동산은 상대적으로 수혜를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했다. 이미 공급 과잉되며 세입자 찾기가 어려운 상태고, 투자수익률도 점차 하락세에 있기 때문이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상가시장은 자영업 경기 악화로 인한 임차 수요 감소와 공실 증가, 임대업이자상환비율(RTI) 등 대출규제 강화, 상가임대차보호법 개정 등 부정적인 요인이 많다”며 “신규 투자자들은 어느 때보다 시장의 불확실성이 큰 만큼 무리한 투자는 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양지영 양지영R&C연구소 소장은 “수도권 신도시에 오피스텔 공급이 계속 이어지면서 역세권 특급 입지 말고는 임차인을 찾기가 어렵다”고 지적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