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풍계리 취재진에 비용 요구' 보도한 TV조선 '제재'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취재를 위해 방북할 외신 취재진에 북한이 고가의 취재비를 요구했다고 보도한 'TV조선'이 법정제재인 '주의'를 받게 됐다.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이하 방심위)는 9일 서울 양천구 방송회관에서 전체회의를 열어, 다수 의견으로 이를 의결했다.강상현 위원장은 "두 외신 기자를 통해 중요한 내용을 보도한다면, 다양한 (경로로) 확인을 해야 했다.

또 '전해졌다', '알려졌다' 등으로 표현했다면, 오늘 같은 자리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재영 위원은 "'불명확한 내용을 사실인 것으로 방송하여 시청자를 혼동케 해서는 아니된다'라는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 제14조'를 위반한 전형적인 사례라고 본다"고 말했다.그러나 법정제재에 반대하는 의견도 여럿 나왔다.

사실관계가 분명히 가려지지 않았는데, 법정제재를 내리는 게 무리가 있다는 것이다.

전광삼 상임위원은 "정확하게 어떤 조항이 객관성 위반인지 보여줘야 한다"며 "TV조선이기 때문에 (안건으로) 올라왔다고 생각한다"며 의견을 내지 않고 회의 도중 퇴장했다.TV조선은 이날 회의에 취재원인 외신 기자들의 녹취록을 가지고 나왔지만, 이 녹취록이 해당 기자들의 실제 목소리임을 확인할 수 없다는 의견이 있어 위원들이 청취하지는 않았다.

앞서 TV조선은 5월 19일 '뉴스 7'에서 방북할 외신 기자들에게 사증 명목으로 1인당 1만 달러(약 1천1백만원)의 돈을 요구했다는 내용을 방송한 바 있다.

방심위는 지난달 21일 열린 방송소위에서 이 보도가 방송심의에 관한 규정상 '객관성'을 위반했다고 보고, 전체회의에 상정해 법정제재를 의결키로 했다.방심위는 프로그램 내용이 심의규정을 크게 위반했다고 판단하면 과징금이나 법정제재를 결정한다.

과징금이나 법정제재를 받은 지상파, 보도·종편·홈쇼핑 등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매년 수행하는 방송평가에서 감점을 받게 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