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우리땅 독도 해양생태계 우리가 지킨다

해양생물 379종 서식 독도 바다
수온상승 탓 갯녹음 현상 확산
성게 제거, 돌돔 방류 성과 있기를

박승기 < 해양환경공단 이사장 >
독도는 서울에서 육로로 3시간, 뱃길로 울릉도까지 3시간 반, 울릉도에서 다시 2시간 반 정도의 고된 여정 끝에 닿을 수 있는 곳이지만 우리 땅 동쪽 끝이라는 섬 자체의 신비로운 기운은 가슴 뭉클한 감동을 주기에 충분하다.

해양환경공단은 지난달 초 해양수산부와 함께 독도 해양생물 다양성 회복을 위한 행사를 독도 현지에서 열고 독도 해양생태계 복원 노력을 한층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독도는 해양생태계의 보고다. 지난해 해양환경공단이 국가해양생태계종합조사를 한 결과 독도에 379종의 해양생물이 서식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단위면적당 세계 최고 수준의 생물 다양성을 보여준다. 독도의 에메랄드빛 바닷속 바위에 촘촘한 대황과 감태, 그리고 해조 숲 사이로 펼쳐지는 자리돔, 벵에돔의 군무는 스쿠버 다이버들의 탄성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하지만 독도에도 바다사막화(갯녹음 현상)가 급속히 이뤄지고 있다. 해조류를 먹어치우는 성게와 다른 해조류를 자라지 못하게 하는 석회조류가 바다사막화를 가속화하고 있다. 지난해엔 갯녹음 면적이 2014년에 비해 150%나 증가(9.7㏊→14.6㏊)하는 등 독도 주변 해양생태계가 심각한 위기에 직면해 있다.

해양수산부와 해양환경공단은 지난 3년간 독도해역의 해조류 서식지 훼손을 방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여왔다. 바다사막화를 가속화하는 성게를 산란기인 8~9월이 도래하기 전에 집중적으로 제거해 4.8t을 수거했고 갯녹음 해역 2.2㏊에서 갯닦기를 시행했다.그동안의 성게 제거는 잠수부가 성게를 수거해 망태기에 담아 육상으로 반출 처리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재정상 매년 독도 서식 성게 추정 개체수의 1~2%가량을 제거했는데 수개월 후 같은 지역을 모니터링한 결과 3분의 2 정도의 개체가 다시 서식하는 것이 확인돼 성게 제거 효과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올해는 생태계 복원 활동에 참여하는 인원을 대폭 늘리고 생태계 회복을 위한 다양한 방법도 시행했다. 우선 성게 서식밀도가 높은 서도를 중심으로 전체 추정 개체수의 10%에 해당하는 약 15t의 성게 제거를 목표로 하고, 성게 수거방식을 수중 망치파쇄 방법으로 바꿔 제거 효율을 3~5배 높였다. 망치파쇄를 통해 성게를 신속히 제거할 수 있었고, 파쇄된 성게는 수중 어류의 먹이가 되도록 할 수 있었다.

갯녹음 심화지역에 석회조류를 제거하고 친환경 공법으로 자생 해조류를 이식했다. 또 먹이사슬의 상위포식자 조절(top-down control)을 통해 생태계 균형이 유지될 수 있도록 부산시 지원을 받아 성게의 천적생물인 돌돔 치어 1만 마리를 독도해역에 방류했다.아직 갈 길은 멀다. 앞으로 지속적으로 성게 제거작업 규모를 확대하고, 갯녹음 해역에 이식한 해조류가 갯바위에서 잘 뿌리내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히 어린 돌돔들이 잘 자라서 성게를 먹이로 독도 생태계를 건강하게 지켜나갈 수 있도록 관련 기관과 지역 어업인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 이런 노력이 독도의 생태계 복원에 큰 성과로 결실을 맺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주인이라면 반드시 보호한다.” 영국의 세계적 탐험가 로버트 스완의 말이다. 다양한 해양생물의 터전인 우리 땅 독도의 해양생태계 다양성 회복을 위해 많은 분의 관심을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