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퍼 입고 운동화 신고 '소통 행보'나선 경북지사

여성이 절반 '잡아위원회' 출범
일자리·육아 정책 혁신 도모
< 공무원들과 당구 치는 경북지사 > 이철우 경북지사가 9일 도청 홍익관에 있는 당구장에서 점심시간을 이용해 직원들과 당구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실용과 소통을 강조하는 이철우 경북지사의 행보가 눈길을 끌고 있다. 양복을 벗어 던지고 운동화 차림으로 현장을 누비며 경북을 새롭게 디자인할 정책 추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경상북도는 9일 경북을 새롭게 디자인할 ‘경북 잡아위원회’ 109인의 위원을 선정하고 경제 복지 관광 농촌 상생 등 5개 분과위원회의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잡아위원회는 일자리(잡·JOB)와 아(이) 키우기 좋은 경북을 상징적으로 담은 명칭이다. 위원들도 그동안 교수 공무원 중심에서 탈피했다. 전체 위원의 절반 이상이 여성이고 20~40대 현장 전문가가 40%다. 경북 역사상 가장 젊고 여성 중심적인 위원회다.
이 지사의 실용노선도 주목받고 있다. 이 지사는 당선자 시절 별도로 인수위원회를 구성하지 않고 여섯 차례의 현장토론회를 통해 도정 운영을 위한 현장의 소리를 취합했다. 환동해 발전 및 북방경제 거점육성(포항), 4차 산업혁명 및 투자 유치(구미), 경북관광 활성화(경주), 이웃사촌 복지공동체 육성전략(의성)이 주제였다. 현장토론회부터 위원회 구성까지 20일이 안 걸렸다.

이 지사는 “정책현장 답사, 토론 등을 거쳐 내달 말까지 도정 운영 4개년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가 도정 운영에 속도를 내는 것은 2005년부터 10여 년간 3선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면서 경북 현안에 대한 정보와 경험, 네트워크를 축적한 자신감에서 비롯됐다는 분석이다.이 지사는 “국회에서 매일 오전 7시부터 열리는 포럼에 거의 참석했다”며 “웬만한 문제에 대해서는 나름의 판단과 정책 대안을 갖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지사는 취임 이후 현장 중심 활동을 위해 의회 방문 등을 제외하고는 양복을 벗고 점퍼 차림에 직원들이 취임 첫날 선물한 운동화를 신고 다닌다. 3억8000만원에 임차해 쓰던 아파트 관사도 계약을 해지했다. 통상교류관 일부를 고쳐 관사로 쓰고 있다. 지사실도 절반으로 줄여 도민의 쓴소리를 듣는 사랑방으로 바꾼다.

이 지사는 “시대가 변했다”며 “지사부터 허례의식을 걷어내고 경북 현안 해결에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안동=오경묵 기자 okmoo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