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에서 맞는 '관광중단 10년'…현대아산, 기대반·우려반

명퇴 후 재입사 김한수 이사, 이산가족 상봉행사 준비 총괄

현대아산의 남북경협 준비팀이 금강산관광 중단 만 10년 되는 날을 금강산에서 맞게 됐다.특히 근 20년간 대북사업을 담당해 이른바 '남북경협의 산증인'으로 불리다 지난해 말 명예퇴직한 김한수 이사가 최근 복귀해 현지에서 준비팀을 총괄하는 것으로 알려져 더욱 주목받고 있다.

10일 업계와 통일부 등에 따르면 다음달 말 남북 이산가족 상봉행사를 앞두고 금강산 면회소 등의 시설을 손보기 위해 지난 9일 파견된 '시설 개보수단'은 당분간 현지에 머물면서 작업을 계속할 예정이다.

시설 개보수단에는 통일부 등 정부 관계자들과 함께 금강산관광 주사업자인 현대아산 및 협력업체 관계자 18명이 포함됐다.지난 2008년 7월 11일 관광객 고(故) 박왕자 씨 피격사건으로 '주력 사업'이었던 금강산관광이 중단된 지 만 10년을 이틀 앞두고 현대아산 임직원이 금강산을 다시 찾은 셈이다.

아울러 오는 16일은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처음 만난(2005년) 날이어서 현지에 간 현대아산 임직원들은 이날도 북한에서 맞게 됐다.

현대아산의 '금강산팀'은 최근 복귀한 김한수 이사가 팀장 자격으로 이끌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과거 고려산업개발 기획실에서 근무하던 김 이사는 현대아산이 설립된 해인 1999년 회사를 옮긴 뒤 지난해까지 줄곧 대북사업에서 경력을 쌓았다.

한때 금강산관광 현지 운영팀장으로 북한에 상주하기도 했으며, 금강산관광 중단 이후에도 회사 내 남북경협팀을 이끌면서 사업 재개에 대비했으나 이후 남북관계 경색이 이어진 탓에 지난해 말 명퇴 신청을 했다.

그러나 올들어 한반도 평화 무드가 본격화하면서 재입사의 기회를 얻었으며, 현정은 회장이 지난 5월 구성한 태스크포스(TF)에서 '북한관광총괄'이라는 직책을 맡아 이산가족 상봉행사의 실무를 책임지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재계 관계자는 "현대그룹은 남북경협 사업이 본격적으로 재개될 경우 과거 명퇴했던 현대아산의 대북사업 전문가들을 재입사시켜 TF의 진용을 보강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그러나 사업재개 기대와 함께 돌발 변수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있는 만큼 조심스럽게 접근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현대그룹은 유엔 대북 제재와 관련한 국제사회 논의, 우리 정부의 남북경협 진행 추이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관련 인력을 충원한다는 방침을 내부적으로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아산 관계자는 "당면한 이산가족 상봉행사에 집중해 오랜만에 열리는 행사를 차질없이 수행할 것"이라면서 "아울러 지속적으로 남북경협의 재개를 위한 준비에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