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금리 오르니 수익률 '쏠쏠'… 뱅크론·하이일드펀드 '관심'

펀드 vs 펀드

뱅크론펀드, 리보금리와 연동
최근 한달 4% 이상 수익 올려
운용사별 편차 커 투자 신중해야
하이일드는 기업 부도 등 고려를

펀드 선택할 땐 환율 꼼꼼히
달러가치 상승할 땐 '환노출'
하락하면 '환헤지' 상품이 유리
미국이 올 들어 기준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면서 재테크시장 판도도 달라지고 있다. 대표적인 금리인상기 인기 상품으로는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펀드가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하고 올해 총 네 번 금리를 올리겠다고 밝힌 뒤 투자자의 관심이 높아졌다. 이들 펀드는 미국 금리와 연동해 수익률이 함께 오르는 구조를 갖고 있다.

◆운용사 따라 수익률 천차만별펀드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뱅크론펀드인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특별자산’ 펀드(클래스A)는 최근 한 달간(지난 6일 기준) 4.35% 수익을 냈다. 같은 기간 ‘키움글로벌금리와물가연동’ 펀드는 4.31% 수익을 올렸다. 글로벌 통상전쟁으로 최근 한 달간 국내 주식형펀드가 8.12% 손실을 낸 것과 비교하면 10%포인트 이상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뱅크론펀드는 금융사가 신용등급이 낮은 기업(BBB- 미만)에 발행해준 선순위 담보대출 채권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수익률은 3개월 만기 리보(런던 은행 간 대출) 금리에 연동된다.

리보 금리는 Fed가 기준금리를 올릴 때마다 따라 오르기 때문에 뱅크론펀드 이자 수익도 함께 늘어나는 구조다. 증권사들이 미 기준금리 인상기에 유망한 재테크 상품으로 대거 추천하면서 2016년부터 자금이 지속적으로 들어왔다. 미국 금리 인상 속도가 예상보다 늦어지면서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이다가 최근 뒤늦게 수익률을 높이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뱅크론펀드는 개별 운용사의 능력에 따라 수익률 차이가 크게 벌어질 수 있어 상품 선택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상품별로 ‘옥석 가리기’가 중요하다는 얘기다. 이자수익 외에 환헤지 비용 등 복합적인 요인에 의해 영향을 받는 구조여서 원금 손실이 발생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국내 뱅크론 펀드 시장을 주도하던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의 펀드들은 작년부터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특별자산’의 올해 손익률은 -9.09%까지 떨어졌다. 뱅크론펀드의 편입 채권 채무불이행(디폴트) 사실을 밝히면서 자금도 한 달 만에 약 200억원이 빠져나갔다.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은 뱅크론펀드의 자금유출이 이어지자 아예 청산작업을 하고 있다.

◆환율 변수도 고려해야하이일드펀드는 신용등급이 낮은 채권(BBB+ 이하 회사채)에 투자한다. 신용등급이 높지 않은 기업이 자금을 조달하려면 상대적으로 높은 이자율로 채권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통상 금리상승기에 유망한 투자 상품으로 꼽힌다. 다만 기업이 도산하면 이자를 받을 수 없는 만큼 운용사들은 부도 위험이 낮은 기업을 신중하게 골라야 한다.

국내에 설정된 하이일드펀드 중 최근 한 달간 가장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는 ‘교보악사미국하이일드’로 4.13% 수익을 올렸다. ‘흥국공모주하이일드’ ‘KTB코넥스하이일드’ 등도 하락장에서 플러스 수익률을 내며 선방했다는 평가다.

뱅크론펀드와 하이일드펀드를 선택할 때는 환율 변수도 고려해야 한다. 최근처럼 달러 가치가 상승할 때는 원·달러 환율 변동에 연동되는 ‘환노출’ 상품이 유리하다. 반면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국면에서는 환율 변동 효과를 제거한 환헤지 상품이 상대적으로 유리하다는 분석이다.미국의 금리 인상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Fed는 지난 5일 발표한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에서 점진적인 금리 인상 기조를 지속하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다. 의사록은 통상 전쟁에 대한 우려에도 점진적인 금리 인상을 지속해 기준금리를 장기 중립금리 이상으로 올리는 데 대한 위원들의 지지가 있었다고 밝혔다.

Fed는 지난달에 기준금리를 종전 연 1.50~1.75%에서 연 1.75~2.00%로 0.25%포인트 올렸다. 미국의 기준금리 상단이 2%대까지 오른 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0년 만이다. 올해 전체 금리 인상 횟수는 세 번에서 네 번으로 늘려 잡았다. 앞으로 두 번 더 금리 인상이 단행될 것이라는 신호다.

최만수 기자 beb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