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생에너지가 미래다"… 전력·발전 '백년대계' 앞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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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약하는 에너지 기업국내 전력 및 발전기업들이 변신을 꾀하고 있다. 적극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서다. R&D를 집중하는 쪽은 신재생에너지다. 이를 통해 수익원을 다각화하는 한편 미래 환경 변화에도 대비하고 있다.
태양광·ESS 등 재생에너지 시장 확대
한전·한수원 등 국내 전력·발전사들
수익원 다각화·환경 변화 대비 나서
'신재생 사업처' 신설하고 인력 확충
국내 전력의 송·배전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전력은 에너지 신산업 및 수요절감 R&D에 집중 투자하고 있다. 에너지 사용 정보를 실시간 수집·분석해 자동 제어하는 K-EMS(KEPCO energy management system) 구축도 꾸준한 신산업 투자의 결실이다. 2016년에는 대구시와 협력해 대구청정에너지를 설립했다. 올해 말까지 대구에 60㎿ 규모의 친환경 연료전지 설비를 건설한다는 목표다.수요절감 측면에선 축열식 히트펌프 보일러를 개발하는 성과를 냈다. 냉매를 압축해 저열(10~30℃)을 고온(80℃)으로 만들어 난방하는 방식이다. 전기보일러에 내장된 전열히터를 히트펌프로 대체해 전력을 아낄 수 있다. 2014년 개별 구축을 시작해 지난 5월까지 2만8000여 대를 보급했다. 총 30만5000㎿h를 절감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7조30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신규로만 7.6GW의 전력을 생산한다는 목표다. 이 회사는 영농 병행 태양광 사업을 확대하는 데 역점을 두고 있다. 농지에 작물을 키우면서도 전력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다. 지난달 경기 가평 농지에서 실증 프로젝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충남 서산의 대규모 영농조합에선 사업 타당성 조사까지 끝냈다. 한수원 관계자는 “태양광 모듈과 지면 간 이격이 상당하기 때문에 작물 수확량이 거의 줄지 않는 게 특징”이라고 설명했다.신재생사업처 등을 잇따라 신설하고 있는 발전 공기업도 신기술 투자를 늘리고 있다. 동서발전은 발전사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선도한다는 평가다. 지난 4월 발전회사 최초로 미래사업 중심으로 상임이사 업무를 조정하고 재생에너지실을 신설했다. 2030년까지 총 15조원을 투자해 신재생에너지 비율을 25%(5GW)로 높이기로 했다. 정부 목표치(20%)를 크게 초과하는 수치다. 세계 최초로 바닷물을 이용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개발 중이다. 20억원을 투입해 울산과학기술원과 공동으로 해수 전지를 이용한 10㎾h급 ESS 설비를 연구하고 있다.중부발전은 해외로 적극 눈을 돌리고 있다. 국내 최초의 해외 수력발전 프로젝트인 인도네시아 왐푸 수력발전소(45㎿)를 작년 준공한 데 이어 올 하반기 탕가무스 수력발전소(55㎿)를 완공할 계획이다. 현재 추진 중인 114㎿ 규모의 시보르파 사업까지 완료하면, 중부발전 한 곳이 인도네시아에서만 200㎿가 넘는 수력발전소를 운영하게 된다. 이 회사는 미국의 글로벌 신재생에너지 업체인 선파워와 네바다주 태양광사업(275㎿)도 진행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이달 중 국내 최대 규모의 수상 태양광 시설을 선보인다. 전북 군산의 18.7㎿짜리 태양광 설비다. 작년 11월에는 국내 처음으로 상업용 해상풍력 발전단지인 제주 탐라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완공했다. 3㎿짜리 풍력발전기 10기를 설치해 30㎿ 규모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다. 남동발전은 작년에는 도로일체형 태양광 실증단지 조성에 뛰어들기도 했다.
남부발전은 2030년까지 약 8조원을 투입해 해상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발전 설비에서 6GW의 전력을 생산하기로 했다. 이 회사는 이미 51기(105㎿)의 풍력발전기를 돌리고 있다. 풍력발전으론 국내 최대 규모다. 연료전지 분야의 투자도 진행하고 있다. 신인천발전본부 내에 38㎿의 연료전지 발전소를 1·2단계에 걸쳐 건설하고 있다. 부산발전본부에도 같은 시설을 추가 설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서부발전은 수상 태양광 발전사업을 관광자원화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충남 태안의 이원호 수상태양광 시설이 대표적이다. 연내 착공하는 게 목표다. 국내 최대인 45㎿ 규모로 추진 중이다. 지방자치단체와 공동으로 지역 명소로 개발한다는 복안이다.
이 회사는 풍력발전 역시 주민참여형으로 건설하는 데 방점을 찍고 있다. 전남 완도군 일대에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하는 방안을 추진 중으로, 지자체와 지역기업, 어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할 계획이다.
조재길/성수영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