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비싸도 팔린다"…달아오른 '소형 주방가전' 시장

프리미엄 힘입어 매년 두 자릿수 성장
외산 브랜드 쏠림…기술·디자인 차별화 절실
소형 주방가전 시장이 뜨겁다. 조금 비싸더라도 효과가 확실한 프리미엄 제품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면서 시장 규모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10일 주방가전 업체들의 상반기 가전 판매 현황을 종합한 결과, 전체 판매량은 소폭 증가했으나 판매 금액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기록했다. 전기레인지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판매량과 판매금액 모두 100% 이상 증가했다. 에어프라이어 역시 판매량(30%)과 판매금액(60%)이 늘어났다. 토스터기와 믹서기의 경우 판매량은 비슷했지만 판매금액이 20~30% 확대됐다.LG전자, 쿠쿠, 필립스 등의 상승세가 두드러진다. LG전자 전기레인지의 2분기 판매량은 1년새 2.5배 늘었고 쿠쿠의 전기레인지 상반기 판매량도 전년 대비 85% 증가했다. 필립스 에어프라이어의 경우 30만원대의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보다 10% 가량 성장했다.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게 가장 큰 원인이다. 전기레인지의 경우 조리성능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위생, 안전, 편의성을 갖춰 주부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에어프라이어 역시 기름이 아닌 열기 순환 방식으로 조리해 만족도가 높다.

맞벌이 가구와 1인 가구가 증가한 것도 소형 주방가전 성장에 한 몫했다. 주거 면적이 좁아지면서 소형 가전이 고가형으로 탈바꿈했는데 이같은 움직임이 소형 주방가전에도 적용됐다. 20만원대 커피포트, 30만원대 토스터기 등이 대표적이다. 외산 브랜드 쏠림 현상은 해결 과제로 남았다. 소형 주방가전 판매량에서 외산 브랜드의 점유율은 40%에 육박한다. 토스터기, 커피포트, 믹서기 등 특정 제품의 경우 외산 브랜드 비중은 70%에 달한다. 국내 업체들은 사용자들의 생활 패턴을 분석해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지만 갈 길은 멀어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술개발, 유통망 확대 등을 통한 브랜드 경쟁력 강화가 우선돼야 한다고 말한다. 중국 업체들이 강세를 보이면서 저가 경쟁에서는 승산이 없다는 평가에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중국 제품이 유입되면서 더 이상의 저가 경쟁은 무의미해졌다"며 "프리미엄을 강조하는 외산 브랜드와 경쟁해야 한다. 기술력과 디자인 차별화에 집중해야 한다. 다른 대안이 없다"고 말했다.

윤진우 한경닷컴 기자 jiinw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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