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길만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 "소비자보호 강화 위해 보험 판매전문회사制 도입해야"

보험업계 판도 흔드는 GA

인터뷰 - 강길만 한국보험대리점협회장
“국내에도 보험 판매전문회사제도를 도입해 보험시장을 소비자 중심으로 전환해야 합니다.”

강길만 한국보험대리점협회 회장(61·사진)은 10일 서울 충정로 대리점협회에서 한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보험회사는 보험 상품 개발에 역량을 다하고, 판매전문회사는 소비자보호를 최우선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보험 판매전문회사는 보험계약을 대리만 하는 기존 독립법인대리점(GA)과 달리 보험계약 체결을 중개하는 회사를 말한다.

강 회장은 보험감독원 보험총괄부국장과 금융감독원 보험계리실장을 거친 뒤 메리츠금융지주와 NH농협생명에서 감사를 지냈다. 작년 5월 대리점협회 회장에 선임됐다. 대리점협회는 규모가 큰 80여 개 GA가 회원사로 가입해 있다.

그는 “향후 보험사에 남는 조직은 상품 개발과 언더라이팅(인수심사) 두 가지뿐일 것”이라며 “보험사가 영업조직을 유지하는 데 비용이 많이 들어가고 설계사 모집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기존 설계사의 고령화와 함께 새로 들어오는 젊은 설계사가 줄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어 “보험사 영업 대부분은 GA와 방카슈랑스로 넘어갈 것”이라며 “GA의 영향력은 더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강 회장은 GA 소속 설계사의 불완전판매와 관련해 “보험사는 GA 설계사들이 모집한 보험 계약에 대해 불완전판매 요소가 없었는지 확인하는 전화를 해 자체적으로도 심사한다”며 “보험사와 GA가 서로 ‘네 탓’ 공방을 벌일 게 아니라 함께 책임을 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GA가 소비자의 신뢰를 받을 수 있도록 불완전판매 비율을 획기적으로 줄여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최근 덩치가 커지면서 GA가 ‘갑질’을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선 “GA가 보험을 판매해 보험사에서 수수료와 인센티브를 받는 처지이기 때문에 갑질은 말도 안 된다”며 “‘갑을 공방’ 자체가 보험산업 전체의 신뢰도를 떨어뜨리는 일”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 회장은 “비회원사에 협회 가입을 권유하기 위해 생명보험협회와 손해보험협회에서 넘겨받은 주소록으로 우편물을 보냈는데 1200통이 반송됐다”며 “GA가 얼마나 생기고 없어지는지도 정확히 모른다”고 털어놨다. GA 등록 및 폐지와 GA 설계사 위촉 및 해촉 등은 생보협회와 손보협회가 담당하고 있다. 그는 “초기에는 대리점협회가 열악해 GA 관련 업무를 생보협회와 손보협회에 위임했지만 이제는 대리점협회가 법적으로 보장받아 나설 때가 됐다”고 강조했다.

글=서정환 기자/사진=김범준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