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SK이노베이션, 글로벌본드 '흥행'

美·中 무역전쟁 와중에도 투자수요 확보

3900억 발행에 9400억 몰려
발행금리도 당초보다 낮게 결정
▶마켓인사이트 7월10일 오전 9시27분

SK이노베이션이 5년 만에 발행에 나선 글로벌본드에 모집액의 두 배 이상 투자 수요가 몰렸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으로 채권시장 변동성이 커진 상황에서도 흥행에 성공했다. 글로벌본드는 미국, 아시아, 유럽 등 세계 주요 금융시장에서 동시에 발행돼 유통되는 국제 채권을 말한다.
1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이 5년 만기 글로벌본드 3억5000만달러(약 3900억원)어치 발행을 위해 전날 벌인 수요예측(사전 청약)에 총 8억5000만달러(약 9400억원)가 몰렸다.

해외 72개 기관투자가가 매수 주문을 냈다. 94%는 아시아 기관이고 나머지 6%는 유럽 쪽인 것으로 알려졌다. BoA메릴린치·JP모간·크레디아그리콜이 발행주관을 맡았다.SK이노베이션은 넉넉한 투자 수요에 고무돼 채권 발행금액을 5억달러(약 5600억원)로 늘리기로 했다. 발행 금리도 당초 제시한 수준보다 0.2%포인트 낮게 결정됐다. 미국 5년 만기 국채 금리 대비 1.4%포인트 높은 연 4.147%의 금리로 채권을 찍을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의 해외 신용등급은 10개 투자적격등급 중 8번째로 높은 ‘BBB+’(안정적)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자금을 다음달 만기가 돌아오는 3억5000만달러어치 글로벌본드 상환과 운영 자금으로 사용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정유·화학산업 호황 속에 최근 2년간 연 3조원대 영업이익을 내고 있다.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은 7116억원을 기록했다. 재무건전성 평가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1.4배(1분기 말 기준)로 2년여간 2배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IB업계 관계자는 “미·중 무역전쟁으로 금리 변동성이 커지자 신용도가 낮은 일부 한국 기업들이 해외 채권 발행을 연기하거나 중단하고 있는 상황에서 선방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