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기아차, 中 바이두와 '커넥티드카 동맹'

中 미래車 시장 선점 '시동'

지도·빅데이터·AI 등 활용
'IoT 자동차' 서비스 협력
자율주행부터 AI로봇까지
미래형 車 공동 개발 나서
바이두 맵오토와 두어OS 오토 등 커넥티드카 기술이 시범 적용된 현대자동차의 중국형 싼타페. /한경DB
현대·기아자동차가 중국 최대 인터넷서비스업체 바이두와 손잡고 ‘사물인터넷(IoT) 자동차’로 불리는 커넥티드카 분야에서 협력관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기존 프로젝트 단위의 협업을 뛰어넘어 중국 미래차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두 회사가 동맹에 나섰다는 해석이 나온다.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10일 중국 베이징 바이두 본사에서 ‘커넥티드카 전략적 협업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양사의 협업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격상시켜 커넥티드카와 자율주행 자동차 등 미래형 자동차를 함께 개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두 회사는 지도와 빅데이터, 인공지능(AI), 중국의 각종 인터넷포털 서비스 등을 활용한 다양한 콘텐츠를 차량 내에서 편리하게 접할 수 있는 커넥티드카 서비스를 개발하기로 했다. 첨단 음성인식 서비스 기능도 공동 개발할 계획이다. 커넥티드카는 무선 인터넷을 통해 외부와 연결된 자동차다.
앞서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통신형 내비게이션 ‘바이두 맵오토’와 대화형 음성인식 서비스 ‘두어OS’를 함께 개발했다. 두 회사는 이번 MOU 체결을 통해 이들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할 계획이다.

바이두는 중국어 방언을 이해하고 성조의 차이를 완벽하게 구분할 수 있는 음성인식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주위가 시끄러워도 사람의 음성만 추출해내는 기술을 갖고 있다. 두 기술을 결합하면 완벽에 가까운 차량용 음성인식 서비스를 구현할 것으로 양사는 기대하고 있다.두 회사는 차량용 인공지능 로봇도 본격 개발한다.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이미 ‘샤오두(小度)’라는 이름의 로봇을 함께 개발해 지난 4일 열린 ‘바이두 AI 개발자 대회’에서 공개했다. 이 로봇은 자신의 감정을 표정으로 표현하며 운전자와 소통하는 게 특징이다. 차량 대시보드 위에 장착되는 이 로봇은 스크린에 눈(目) 모양의 표시를 통해 기쁨, 애교, 난감함 등 감정을 표현한다. 오늘의 주요 뉴스와 운전자 일정 등을 대화하는 방식으로 전달하고, 영화표 예매 같은 명령을 손쉽게 수행한다. 탑승자가 1초 이상 로봇을 응시하면 윙크하는 표정으로 화답하는 등 교감 기능도 높아졌다. 내비게이션과 공조시스템, 미디어 등 차량 내 주요 장치를 음성으로 제어할 수도 있다. 현대·기아차 관계자는 “앞으로 로봇의 기능을 강화하는 한편 이른 시일 내 상용화하기 위해 양사가 계속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현대·기아차와 바이두는 2015년 차량용 폰 커넥티비티 서비스 ‘카라이프’를 함께 개발하면서 협업을 시작했다. 카라이프는 자동차와 스마트폰을 연결해 내비게이션 앱(응용프로그램), 전화, 문자메시지, 음악감상 앱 등을 차량 모니터를 통해 사용할 수 있는 서비스다. 두 회사의 협업은 지난해 바이두 맵오토와 두어OS 공동 개발로 이어졌다. 바이두 맵오토는 빅데이터를 활용해 가장 빠른 길을 찾을 수 있도록 하고, 목적지 주변 정보 등을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두어OS는 음성인식을 통해 내비게이션 등을 조작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현대차는 지난달 바이두의 자율주행 프로젝트인 ‘아폴로 프로젝트’에 참여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현대·기아차는 바이두 외에도 중국 정보기술(IT) 기업 텐센트, 중국 2대 통신사 차이나유니콤 등과도 협업을 이어가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