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소비지표 등 '뒷걸음질'… '경기 신중론'에 힘 싣는 KDI

5월 소매판매 증가 4.6%
설비투자는 -4.1%로 추락

취업자 수 증가도 7.2만명
4개월 연속 10만명 밑돌아
국내 경기 상황에 대한 한국개발연구원(KDI)의 진단이 조심스러워지고 있다. ‘경기 신중론’이 점차 강해지는 분위기다.

KDI는 10일 경제동향 7월호에서 “한국 경제는 수출이 비교적 견실한 흐름을 유지하고 있으나 내수 증가세가 약화되면서 경기 개선 추세는 완만해지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5월 평가 때 ‘완만한 성장세 지속’에서 6월 ‘대체로 완만한 성장세 유지’로 뉘앙스를 조정했다가 7월엔 더 신중해졌다는 분석이다.

KDI는 지난달 수출이 전년 대비 0.1% 감소한 데 대해 “일시적 요인에 주로 기인했다”며 다소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러나 소매판매 증가율과 소비자심리지수가 낮아지고, 서비스업 생산이 정체된 모습을 지속하는 등 소비의 개선 흐름은 완만해지고 있다고 판단했다. 5월 소매판매는 전년 대비 4.6% 느는 데 그쳤으며 소비자심리지수는 5월 107.9에서 6월 105.5로 크게 꺾였다. 5월 서비스업 생산은 전년 대비 2.3% 증가에 불과했다.

투자 부문은 더 어둡게 봤다. 설비투자가 기계류를 중심으로 감소(5월 -4.1%) 전환하고, 건설투자도 0%대 증가율을 보였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따라 생산 측면의 전반적인 개선 추세는 더 완만해지고, 취업자 수 증가폭이 전월에 이어 낮은 수준을 지속했다는 게 KDI의 분석이다.지난해 30만 명 안팎을 유지했던 월별 취업자 수 증가폭은 올해 2월부터 3개월 연속 10만 명대로 떨어진 뒤 5월엔 7만2000명 수준으로 주저앉았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