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 어제는 삼성 氣살리고, 오늘은 쌍용차 문제 해결 행보

한·印 기업인 모임서 마힌드라 회장에 다가가 "쌍용차 문제 관심 가져달라"
전날엔 삼성공장 준공식 찾아 이재용에게 "한국서도 일자리 많이 창출해달라"
인도를 국빈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대기업 기 살리기와 노동자 해고 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를 동시에 펼치고 있다.문 대통령은 10일 인도 총리실 영빈관에서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 직후 열린 '한·인도 CEO(최고경영인) 라운드 테이블'에서 쌍용차 대주주인 마힌드라 그룹의 아난드 마힌드라 회장을 만나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를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모디 인도 총리와 함께 행사장에 입장하기 직전 마힌드라 회장을 발견하고 먼저 다가가 말을 걸었다.

문 대통령은 "쌍용자동차를 인수해 한국에 진출했는데 축하하고 감사드린다.한국 사업이 성공하길 기원한다"며 "한국에 더 많이 투자하고 노사화합을 통해 성공하는 모델을 만들어 달라"고 덕담했다.

그러고는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그것이 노사 간 합의가 이뤄졌지만 여전히 남아있다.

관심을 가져주시면 감사하겠다"고 국내 노동계의 핫이슈인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를 정면으로 제기했다.이미 문 대통령이 이번 인도 방문길에 마힌드라 회장과 잠시라도 만날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던 게 사실이다.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한·인도 CEO 라운드 테이블 행사에 마힌드라 회장의 참석이 예고됐던 터였기 때문이다.

다만 청와대는 처음부터 문 대통령이 마힌드라 회장과의 별도 회동은 없을 것이며 행사장에서 만날 가능성은 있다고 설명해왔다.문 대통령은 지난 3일 문화역서울 284(옛 서울역사)에서 열린 '3·1 운동 및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 추진위원회' 출범식에 참석하면서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공개로 만나 "쌍용차 상황을 잘 알고 있다.

인도 방문이 예정돼 있는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는 취지의 발언을 해 이번 인도 순방길에 쌍용차 해고자 복직 문제 해결을 위한 행보를 할지가 관심사로 대두했었다.

문 대통령이 이날 마힌드라 회장을 발견하고 먼저 다가가 쌍용차 문제를 거론하며 해결을 당부한 것은 이 문제가 난마처럼 얽힌 노사정 실타래를 푸는 계기로 작용할 수 있는 데다 자신의 발언에 대한 약속을 지킨 것으로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의 당부에 마힌드라 회장은 "현장에 있는 경영진이 노사 간 이 문제를 잘 풀어나갈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답했다.

모디 총리는 문 대통령과 마힌드라 회장의 대화를 옆에서 듣고 있었다고 한다.
앞서 문 대통령은 전날 뉴델리 인근의 삼성전자 노이다 신(新)공장 준공식에 참석해 축사를 했다.

문 대통령이 삼성 관련 행사에 참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특히 문 대통령은 '최순실 국정농단 게이트'에 연루돼 재판 중인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따로 불러 축하 인사를 전하고 "한국에서도 더 많이 투자하고 일자리를 더 많이 만들어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삼성공장 준공식 참석과 이 부회장과의 만남을 두고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는 게 사실이지만, 삼성의 노이다 공장 준공이 한·인도 관계 강화에 일정한 역할을 하고 있고 현 정부의 역점 현안인 일자리 창출 등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자발적인 역할이 중요한 한 축이라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는 반론 역시 없지 않다.문 대통령이 대기업을 격려하고 노동계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발 벗고 나선 것 모두 '경제 심장'을 더욱 뛰게 하려는 하나의 목적으로 수렴된다는 해석도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