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선+] SK텔레콤 '누구캔들', '무드등'에 꽂힌 이유

명령어로 무드등 온오프 가능
올해 20만대 판매 목표
음성인식 등 소프트웨어 개발 숙제로
SK텔레콤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왼쪽부터), '누구 미니', '누구 캔들'/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은 2016년 출시했던 인공지능(AI) 스피커 '누구'에 처음으로 무드등을 탑재했다. 소비자들은 누구의 무드등에 주목했다. "무드등이 은은해서 좋다", "취침용으로 무드등이 좋다" 등 누구의 무드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반응이 쏟아졌다.

불만의 목소리도 있었다. "무드등 불빛을 수동으로 바꿔야 하는데, 불편하다"가 그 중 하나였다. 무드등이 자동으로 켜지고 꺼졌으면 좋겠다는 것이다.SK텔레콤은 소비자들의 피드백을 바탕으로 '누구캔들(NUGU Candle)'을 11일 출시했다. AI 스피커 누구가 무드등 기능을 선보인지 2년여만에 재탄생한 것이다. 소비자들의 의견을 적극 받아들여 기존 기능에 사물인터넷(IoT)을 탑재했다.

이상호 서비스플랫폼 사업부장의 말에서도 SK텔레콤의 고민이 깊게 묻어났다. 이 사업부장은 이날 신제품 출시 설명회에서 "(고객들에게) AI 플랫폼만 이용하라고 한다면 게으른 것"이라고 말했다. 즉, AI 플랫폼과 다양한 기기들의 결합으로 소비자들에게 더 많은 사용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누구캔들의 출시 목적이란 얘기다.

이어 그는 "T(티)맵과 누구를 결합할 때도 T맵의 기능을 특화했다"며 "누구캔들도 물론 AI 스피커지만, 누구 캔들도 마찬가지로 무드등 만큼은 소비자들이 음성 AI로 잘 쓸 수 있도록 최적화 하는 것이 우리의 목적"이라고 덧붙였다.누구캔들은 스피커에 IoT 기능을 탑재해 명령어 만으로도 무드등을 켜고 끌 수 있다. "아리아, 무지개 무드등 켜줘"라고 명령하면 실행하는 식이다.

AI 스피커 누구의 디자인도 무드등에 특화돼 윗 부분은 무드등으로, 아랫부분은 스피커로 바뀌었다. 기기의 스펙도 높아졌다. SK텔레콤의 두 번째 AI 스피커 제품군인 '누구 미니' 대비 스피커 출력을 3배 이상 높였다. 조도는 85룩스다. 이는 일반 무드등 밝기(15~50룩스)에도 뒤지지 않는 수준이다.

SK텔레콤은 무드등 시장의 성장성을 높게 평가했다. SK텔레콤이 자체적으로 추정한 결과 올해 국내 무드등 시장 규모는 약 420억원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네이버 쇼핑 인기검색어에 무드등이 1등을 기록했다는 점도 주목했다. SK텔레콤은 올해 누구캔들 판매 목표량을 20만대로 잡았다.SK텔레콤은 1세대 AI 스피커 누구에 이어 누구 미니, 누구캔들까지 소비자들의 니즈에 따라 혁신을 거듭해왔다. 다만 아직 소프트웨어 측면으로는 갈 길이 멀다. SK텔레콤의 누구는 본질적으로 음성 인터페이스를 중심으로하는 AI 스피커이기에 음성합성이나 음성인식 등의 개발 등도 병행돼야 한다.

이 사업부장은 "딥러닝 음성합성이 현재 트렌드인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적용 전이다"며 "발화자의 위치를 빔포밍해서 음성인식을 하는 방식도 소프트웨어적으로 개발하고 있다. 시기는 내년쯤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