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전 고용 美 '일자리 유목민' 17년 만에 최대

더 좋은 직장 찾아 퇴직 급증
中企 36% 일손 부족 '아우성'
경기 호황에 따른 구인난으로 미국 소기업 가운데 3분의 1 이상이 필요 인력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CNBC는 10일(현지시간) 미국자영업연맹(NFIB) 조사 결과 지난달 기준 조직의 공석을 채우지 못하고 있는 소기업이 전체의 36%에 달한다고 전했다. 소기업 경영자의 21%는 노동 인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점을 가장 큰 경영상 문제점으로 꼽았다.이에 따라 더 좋은 일자리로 옮기기 위해 직장을 그만둔 미국 근로자 수가 17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노동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작년 12월 자발적으로 직장을 그만둔 사람이 전달 대비 9만8000명 늘어난 325만9000명에 달했다. 이는 2001년 1월 이후 가장 큰 규모다.

미국 실업률은 지난 5월 3.8%까지 떨어지는 등 노동시장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4월에 664만 개의 일자리가 나왔지만 실업자 수는 이보다 적은 660만 명을 기록, 단순 계산으로는 모든 구직자가 일자리를 잡을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임금 상승폭은 8년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를 고려하면 대다수 근로자가 높은 임금과 유리한 근로조건을 제시하는 직장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라고 외신들은 분석했다.구직자에게 요구하는 채용 조건을 완화하고 기술이 없어도 열의가 있는 직원을 뽑아 교육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LA타임스는 이날 인력(HR)컨설팅업체 로버트하프를 통해 회계사를 고용하려 했지만 석 달 넘게 적임자를 찾지 못한 뉴욕주의 한 제조업체 사례를 소개했다. 이 업체는 독일산 기업관리 소프트웨어 SAP를 다룰 줄 아는 회계사를 원했지만 조건에 맞는 후보자들은 사무실이 멀다며 번번이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회사 측은 SAP를 다루지 못하는 직원을 고용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