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승태 사법부, 민변 사찰하고 블랙리스트 작성"… '빅딜' 언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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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변 사무차장 등 검찰 참고인 조사서 '민변 대응' 문건 확인
변호사 7명 명단 적고 "퍼트려야 한다" 메모…실행은 확인 안 돼양승태 사법부가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고자 진보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사찰하고 회유 또는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민변 소속 변호사 이름 7명을 거론하면서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메모 형태의 문서파일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변의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은 11일 검찰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는 민변의 입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변 측은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상고법원 입법추진 관련 민변 대응전략' 문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문건은 민변의 조직 현황과 의사결정 구조를 분석하는 한편, 상고법원에 대한 입장을 변경하기 위해 선순위로 '약한 고리' 전략을, 후순위로 '강한 고리'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민변 측은 설명했다.
'약한 고리' 전략으로는 진보 진영 내에서도 상고법원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견이 표출되도록 해 힘을 분산시키는 방안이 문건에 실렸다.
상고법원에 다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 진보 진영 학자나 국회의원이 더 큰 목소리를 내도록 돕자는 방안이다.'최원식·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우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한 고리' 전략으로는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일선 법원에서 심리하는 관련 재판을 통해 민변과 '빅딜'을 시도하는 방안이 문건에 거론됐다.
다만 이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추진을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덧붙여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재화 당시 민변 사법위원장을 상대로 접촉을 시도하겠다거나 보수 변호사 단체를 활용해 이견 확산시키는 방안 등도 문건에서 검토됐다고 민변 측은 전했다.
김 사무차장은 "실제 실행으로 이어졌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단순한 동향파악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민변 의사결정 기구인 대의원회에서 상고법원 도입에 관한 견해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문건에 명시했다고 민변 측은 전했다.
김 사무차장은 "민변 대응 부서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을 정한 데다 의사결정까지 관여하려 했던 점에 비춰 볼 때 단순한 동향파악 수준을 넘은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변 측은 이날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민변 대응전략 문건 외에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을 담은 메모 형태의 한글문서 파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서파일에는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 위촉과 관련한 언급에 이어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병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무차장은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 위에 '블랙리스트'라는 다섯 글자가 분명히 쓰여 있었고 '널리 퍼트려야 한다'라는 문장이 밑줄과 함께 명시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에는 민변 사법위원장을 지낸 성창익 변호사와 정연순 당시 민변 회장, 장주영 전 회장, 이날 민변을 대표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송상교 현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고 민변은 전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여러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려고 이들 변호사의 이름과 함께 '블랙리스트'라는 글자를 적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민변은 집행부가 입법감시 활동의 일환으로 우윤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만나 상고법원에 관해 논의한 내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상고법원 찬반 견해 등 동향 정보도 문건에 적힌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이밖에 민변 측은 이날 ▲ 통진당 행정소송 검토보고 ▲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보고 ▲ 상고법원안 법사위 통과전략 검토 ▲ 2015년 상고법원 입법추진환경 전망과 대응전략 ▲ 상고법원 관련 법사위 논의 프레임 변경 추진 검토 등 6개 문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
변호사 7명 명단 적고 "퍼트려야 한다" 메모…실행은 확인 안 돼양승태 사법부가 숙원사업이던 상고법원 도입을 추진하고자 진보성향 변호사 단체인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을 사찰하고 회유 또는 압박하는 방안을 검토한 정황이 구체적으로 드러났다.민변 소속 변호사 이름 7명을 거론하면서 '블랙리스트'라고 명시한 메모 형태의 문서파일도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변의 김준우·최용근 사무차장은 11일 검찰 참고인 조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양승태 전 대법원장 재임 시절 법원행정처가 상고법원 설치에 반대하는 민변의 입장에 대응하기 위해 다양한 전략을 검토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민변 측은 법원행정처가 작성한 '상고법원 입법추진 관련 민변 대응전략' 문건의 내용을 구체적으로 전했다.문건은 민변의 조직 현황과 의사결정 구조를 분석하는 한편, 상고법원에 대한 입장을 변경하기 위해 선순위로 '약한 고리' 전략을, 후순위로 '강한 고리' 전략을 펼칠 필요가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고 민변 측은 설명했다.
'약한 고리' 전략으로는 진보 진영 내에서도 상고법원을 둘러싸고 다양한 이견이 표출되도록 해 힘을 분산시키는 방안이 문건에 실렸다.
상고법원에 다소 우호적인 입장을 취한 진보 진영 학자나 국회의원이 더 큰 목소리를 내도록 돕자는 방안이다.'최원식·문병호' 등 전직 국회의원의 이름을 실명으로 거론하며 우군으로 활용해야 한다는 내용도 기재된 것으로 전해졌다.
'강한 고리' 전략으로는 통합진보당 위헌정당해산 결정 이후 일선 법원에서 심리하는 관련 재판을 통해 민변과 '빅딜'을 시도하는 방안이 문건에 거론됐다.
다만 이는 민감한 사안이므로 추진을 가급적 지양해야 한다는 의견이 덧붙여져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재화 당시 민변 사법위원장을 상대로 접촉을 시도하겠다거나 보수 변호사 단체를 활용해 이견 확산시키는 방안 등도 문건에서 검토됐다고 민변 측은 전했다.
김 사무차장은 "실제 실행으로 이어졌는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단순한 동향파악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최종적으로는 민변 의사결정 기구인 대의원회에서 상고법원 도입에 관한 견해를 바꾸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점을 문건에 명시했다고 민변 측은 전했다.
김 사무차장은 "민변 대응 부서로 법원행정처 사법정책실을 정한 데다 의사결정까지 관여하려 했던 점에 비춰 볼 때 단순한 동향파악 수준을 넘은 적극적인 대응전략을 모색했던 게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한편 민변 측은 이날 검찰 참고인 조사에서 민변 대응전략 문건 외에 '000086야당분석'이라는 제목을 담은 메모 형태의 한글문서 파일도 확인했다고 밝혔다.
2016년 10월 27일 작성된 것으로 추정되는 이 문서파일에는 국회 개헌특위 자문위원 위촉과 관련한 언급에 이어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과 사법연수원 기수, 소속 사무실 등이 병기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사무차장은 "민변 소속 변호사 7명의 이름 위에 '블랙리스트'라는 다섯 글자가 분명히 쓰여 있었고 '널리 퍼트려야 한다'라는 문장이 밑줄과 함께 명시돼 있었다"라고 말했다.
'블랙리스트'에는 민변 사법위원장을 지낸 성창익 변호사와 정연순 당시 민변 회장, 장주영 전 회장, 이날 민변을 대표해 참고인 조사를 받은 송상교 현 사무총장 등이 포함됐다고 민변은 전했다.
당시 법원행정처가 여러 방식으로 불이익을 주려고 이들 변호사의 이름과 함께 '블랙리스트'라는 글자를 적은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온다.
민변은 집행부가 입법감시 활동의 일환으로 우윤근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를 만나 상고법원에 관해 논의한 내용,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의원들의 상고법원 찬반 견해 등 동향 정보도 문건에 적힌 사실을 확인했다고 전했다.이밖에 민변 측은 이날 ▲ 통진당 행정소송 검토보고 ▲ 통진당 지방의원 행정소송 결과보고 ▲ 상고법원안 법사위 통과전략 검토 ▲ 2015년 상고법원 입법추진환경 전망과 대응전략 ▲ 상고법원 관련 법사위 논의 프레임 변경 추진 검토 등 6개 문건을 추가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