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열지 세계1위 꿈꾸는 한솔제지… M&A 통해 유럽 공략 속도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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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을 바꾸는 기업들“글로벌 제지기업으로 도약.”
신탄진 공장에 500억 규모 증설
영수증·라벨 등 특수지 역량 강화
샤데스·텔롤 등 해외 제지사 인수
생산 최적화… 유럽법인 흑자전환
국내 1위 제지기업 한솔제지가 내건 목표다. 국내 유일한 종합제지기업인 한솔제지는 안정적인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적극적인 투자를 해 왔다. 그 결과 세계적인 제지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한솔제지는 국내 제지업체 중 유일하게 인쇄용지와 산업용지, 특수지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이상훈 한솔제지 사장은 “사업 포트폴리오 구축을 통해 급변하는 시장 상황과 관계없이 안정적인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며 “내년에는 세계 1위 감열지(열에 잘 반응하는 특수 기록용지) 업체가 되기 위해 노력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특수지에 강한 제지업체
한솔제지의 감열지 생산능력은 지난해 기준 세계 3위다. 설비투자가 마무리되는 내년까지 생산량을 32만3000t 규모로 늘리고 세계 1위 감열지 업체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이다.
감열지는 일정 온도 열이 가해지면 색상이 변하도록 만든 특수지다. 영수증이나 라벨 용지 등으로 다양하게 쓰인다. 한솔제지는 1955년부터 특수지 전문 공장인 충남 천안공장에서 감열지를 본격적으로 생산하기 시작했다. 한솔제지는 “감열지 시장이 주목받지 못하던 시기부터 도전적으로 뛰어든 사업이 좋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솔제지는 충남 장항공장 설비를 개조해 감열지와 인쇄용지를 수요에 맞춰 교차 생산할 수 있도록 스윙생산체제를 완성했다. 2016년 말 대전 신탄진 공장에 485억원 규모의 감염 라벨 설비 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감열지 시장이 연 4.2~6.6% 성장세를 꾸준히 보이고 있어 감열지 부문 역량 강화를 위한 노력을 지속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2016년 세계에서 114만t이 소비된 감열지가 2020년 178만t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한솔제지의 감열지 부문 강점 중 하나는 공격적인 해외 기업 인수합병(M&A)이다. 특히 유럽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세계 감열지 수요의 30%가 유럽에서 발생하고 있어서다.
한솔제지는 2013년부터 유럽에 있는 감열지 가공·유통업체인 샤데스, 텔롤, R+S 등을 차례로 인수해 감열지 생산·가공·유통 과정을 수직계열화했다. 이들 회사의 관리 효율을 높이고 기업지배구조를 개선하는 데도 힘썼다. 그 결과 안정화 단계를 거치며 유럽법인 실적이 흑자로 돌아서고 있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유럽 지역에서 본격적인 수익 창출이 기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 규제로 산업용지 실적 개선글로벌 고지(폐지) 시장 수입 규모 1위인 중국이 최근 고지 수입 규제를 강화했다. 이에 따라 한솔제지의 산업용지 이익률이 늘었다. 중국이 고지를 사들이지 않으면서 고지 가격이 내렸다. 한솔제지가 생산 중인 산업용지는 고지가 주원료다. 통계청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해 9월 t당 306달러였던 수입 고지 가격은 12월 229달러로 25.1% 하락했다. 산업용지는 지난해 한솔제지 매출의 30.8%, 영업이익의 39.7%를 차지한 핵심 사업이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고지 가격 하락에 따라 이익률이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임직원 '1% 기부'의 힘… 농어촌엔 아이들 놀이터 짓고, 아프리카엔 학교 세워
의성 도리터·영광 보리터 등 3년간 6개 지역에 놀이터 건립
노인·장애인 등 소외계층 돌봄도
경북 의성군에 들어선 농어촌 놀이터 ‘도리터’, 전북 완주의 ‘신기방기 놀이터’, 전남 영광의 ‘군남 하늘 보리터’, 경북 영덕의 ‘지품 팡팡놀이터’⋯.
이 놀이터들에는 공통점이 있다. 모두 한솔제지가 세이브더칠드런과 함께 농어촌 어린이를 위해 건립을 지원한 놀이공간이라는 점이다. 한솔제지는 2015년부터 6개 지역에 놀이터 건립을 마쳤다. 앞으로도 놀이터 건립을 이어간다는 계획이다.
한솔제지는 ‘종이를 통해 문화 발달에 기여한다’는 이념 아래 다양한 사회공헌 사업으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수행하고 있다. 놀이터 건립 비용은 ‘1% 나눔운동’을 통해 모았다. 1% 나눔운동은 임직원들이 급여 중 1%를 기부하면 회사가 같은 비용을 기부하는 매칭그랜트 형태로 운영된다. 한솔제지 관계자는 “대도시에 비해 놀이공간이 부족한 농어촌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주자는 게 이 사업을 시작한 이유”라고 말했다.
한솔제지는 놀이터 설립 때 지역 아이들이 직접 ‘우리가 바라는 놀이터’를 그림으로 그리고 각자의 생각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아이들의 아이디어와 생각을 설계에 반영해 더 큰 만족도를 주고 있다. 2016년 여름 설립된 완주군의 ‘신기방기 놀이터’는 그해 열린 제9회 공공디자인대상에서 공공디자인 프로젝트 부문 우수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한솔제지는 국내뿐 아니라 아프리카 지역의 학교 건립에도 지원하고 있다. 아프리카의 열악한 교육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서다. 1% 나눔운동을 통해 마련한 기금으로 시에라리온의 카일라훈에 있는 콘도르마마을에 ‘갓 이스 아워 라이트 초등학교’를 건립했다. 라이베리아 말기비주 가비지역의 ‘페이예 초등학교’도 한솔제지 지원으로 재건축 됐다. 스리랑카 지역의 학교 건립에도 지원하고 있다. 한솔의 후원 덕에 초등학교 등록률 및 학업 지속률이 증가했고, 학습환경이 개선돼 학습성취율이 상승하는 등의 긍정적인 결과가 이어졌다. 짐바브웨와 베트남 지역에도 학교건립을 진행하고 있다.
한솔제지는 봉사동아리인 ‘한솔나누미’를 결성해 노인복지관과 장애인보호센터 등 사회복지시설에 후원하고 있다. 사업장별로 봉사동아리를 구성해 지속적인 봉사도 하고 있다. 친환경재생용지판매 수익금의 1%를 적립해 폐지를 수거해 생활하는 노인들에게 쌀과 생필품을 제공하고 있다.한솔제지는 국내에서 나무를 가장 많이 심은 기업이다. 매년 전국 각지 조림지에 1000그루의 나무를 심고 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