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곤 부총리 "관계부처-국회가 소년법 개정 검토해달라"

청소년폭력 관계장관 긴급회의…"성인범죄 모방, 사안 심각성 통감"
잔혹한 청소년 범죄가 잇따르면서 소년법 개정을 둘러싼 논란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청소년 집단 폭행사건 관련 긴급 관계장관 회의를 열어 "형법, 소년법 등 관련 법령 개정에 대해 관계부처가 국회와 함께 적극적으로 검토해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서울에서는 중·고생 10명이 고2 여학생을 집단 폭행하고 성추행하는 사건이 일어났고, 대구에서는 10대 청소년 6명이 여중생을 집단 성폭행하는 일이 발생했다.

두 사건 모두 가해 학생들이 폭행 사실을 뉘우치지 않는 듯한 정황이 알려져 논란이 일었다.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성폭행을 당한 대구 여중생의 어머니가 미성년자 성폭행범을 엄벌해 달라는 청원을 올렸다.

이 청원에는 28만명 이상이 동의했다.

김 부총리는 "충격적이고, 피해 학생과 가족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지난해 부산 청소년폭력 사건과 마찬가지로 이번 사건도 청소년들의 범죄라고는 볼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해 사회가 크게 염려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그는 "최근 청소년 집단 폭력사건은 노래방, 인적이 드문 곳 등에서 폭력을 행사하고 휴대전화 유심칩을 빼앗아 신고를 차단하는 등 성인범죄를 모방하는 모습"이라며 "폭행 장면이나 피해자 비난 글 등을 올려 2차 피해를 유발하는 등 기존 사건과는 다른 양상"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날 회의에는 법무부·문화체육관광부·여성가족부 장관과 방송통신위원장, 경찰청 생활안전국장이 참석해 최근 사건에 대한 부처별 대응 상황을 공유했다.

정부는 지난해 마련한 '학교 안팎 청소년폭력 예방 대책'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부처별로 보완 대책을 만들어 8월 사회관계장관회의에서 논의한다.이를 통해 피해자 보호 대책을 대폭 확충하고 관련 청소년에 대한 정보공유를 강화하는 한편, 청소년폭력 예방과 가해자 선도교육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정부의 청소년폭력 대책 논의가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가 청소년폭력 예방 대책을 내놓은 것이 불과 6개월여 전인 지난해 12월 말인데 벌써 보완 대책을 논의해야 하는 상황이 됐기 때문이다.소년법 개정 역시 지난해 부산 여중생 폭행사건 등으로 청원이 빗발쳤지만, 청와대는 청소년폭력 문제를 소년법 개정으로 한 번에 해결할 수 없다며 사실상 불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