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장 "내부통제시스템 개선이 자본시장 첫 과제"

증권사 CEO 간담회…리스크관리·모험자본공급·청년 일자리도 주문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이 12일 증권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내부통제시스템 개선이 자본시장의 첫 과제라고 강조했다.또 미중 무역분쟁에 따른 리스크관리와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을 당부했다.

윤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금융투자협회에서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 및 32개 증권사 CEO가 참석한 간담회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자본시장에 요구하는 첫 번째 과제는 내부통제 시스템 개선"이라고 밝혔다.

그는 "최근 증권업계에서는 배당오류로 인한 대규모 허위주식 거래나 공매도 주식에 대한 결제 불이행 사태 등 내부통제 실패 사례가 연달아 발생했다"며 "증권업계뿐만 아니라 금융산업 전반에 대한 불신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우려했다.그는 "금감원은 이런 사태를 막아보고자 최근 전원 외부전문가로 구성된 '금융기관 내부통제 혁신 TF'를 가동했다"며 "이를 통해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에서 내부통제 문제의 본질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해결책을 도모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내부통제시스템의 근본적인 개선이 성공하기 위해서는 금융회사 및 임직원의 관심과 자발적인 노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윤 원장은 미중 무역분쟁 심화 등의 영향으로 시장 변동성이 증가함에 따라 발생할 수 있는 리스크(위험)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자본시장 3대 핵심 위험요인과 4대 리스크를 중심으로 밀착 모니터링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도 밝혔다.3대 핵심 위험요인은 ▲ 우발채무 현실화 ▲ 채권 평가손실 위험 ▲ 파생결합증권 손실위험이고 4대 리스크는 ▲ 신용리스크 ▲ 시장리스크 ▲ 파생결합증권리스크 ▲ 외국인 동향 등이다.

자본시장의 모험자본 공급 활성화에 대한 주문도 있었다.

윤 원장은 "우리의 현실을 들여다보면 창업 초기에 자금을 조달받지 못해 '죽음의 계곡'(Death Valley)을 넘지 못하고 3년 이내 도산하는 기업 비율이 62%에 이른다"며 "자본시장이 본연의 역할을 다 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안타까운 통계"라고 꼬집었다.그는 "우리 자본시장과 증권업계가 우리 경제의 혁신성장을 위해 발 벗고 나서야 한다"며 "특히 투자은행은 충분한 자본력을 갖춘 만큼 성장 잠재력이 높은 혁신기업에 모험자금을 공급하는 본연의 금융중개 기능을 제대로 수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윤 원장은 정부의 핵심 정책과제인 청년 일자리 창출 노력도 당부했다.

그는 "그간 청년고용률을 높이기 위한 정부의 노력에도 이 비율이 아직 크게 개선되는 모습이 보이지 않아 매우 안타까운 심정"이라며 "청년 일자리 창출이 정부의 최우선 국정과제인 만큼 업계에서도 함께 노력해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증권업계의 미래 경쟁력을 높인다는 차원에서 디지털 금융전문가 채용과 육성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고 타 업권에서 지지부진한 관계형 금융 활성화를 위한 인력도 필요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권용원 금융투자협회장은 "내부통제 시스템과 관련해 최근 여러 사건을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며 "업계 스스로 몇 년 전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상당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감독 이전에 업계가 자율적으로 해 나가야할 일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앞으로 자본시장 역할이 강조될 수밖에 없다"며 "작년에 자본시장을 통해 실물경제에 공급된 돈은 대략 150조원이고, 혁신성 있는 업권으로 들어간 자본으로 제한해보면 20조원 정도 공급됐다"고 소개했다.그러면서 "이런 자본이 더 늘어날 것 같아 고무적"이라며 "증권사들의 역할도 강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