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은 직접 호텔 예약" 증언…안희정 부인 "김지은, 새벽4시 들어오려" 진실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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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 등 혐의로 기소된 안희정 전 충남지사의 재판이 계속되면서 두 사람의 관계에 대한 상반된 증언이 이어지고 있다.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제4회 공판기일에서는 안 전 지사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와의 평소 관계에 대해 "격의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지난 9일 김 씨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증인들이 출석해 두 사람간의 관계에서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강했다는 내용이 강조했다면 이날 공판에서는 전혀 다른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
김 씨 후임 수행비서였던 어모 씨는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김 씨는 저나 운행비서(운전담당)가 안 전 지사를 대하는 것보다 (안 전 지사를) 더 격의 없이 대했다"고 주장했다.
어 씨는 변호인 측 신문에서 "올해 1, 2월께 충남 홍성의 한 고깃집에서 안 전 지사와 비서실 전원이 저녁을 먹을 때였다. 당시 안 전 지사가 김 씨와 이야기하다가 뭔가 놀리신 듯했는데 김 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대거리했다"고 전했다.이어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 있던 다른 비서도 놀란 표정으로 저와 눈이 마주쳤다"고 말했다.
어 씨는 또 지난해 11월 술자리에서 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한 것, 김 씨가 수행 비서로 일하는 마지막 날 관용차 안에서 안 전 지사에게 울면서 "전임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저도 울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증인들은 김씨가 직접 호텔을 예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전 운전비서 정모(44)씨는 “그날 마지막 일정이 호프집에서 있었는데 김씨에게서 ‘오늘은 서울에서 자고 간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김씨가 직접 호텔 약도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검찰에서 4차례 성폭행 상황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성폭행 장소는 스위스, 러시아에서 머문 호텔,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 강남구 한 호텔을 밝혔다.
당시 김 씨는 지난해 8월엔 강남의 호텔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당시 안 전 지사의 지시로 사비로 결제했다는 영수증을 검찰에 제출했다.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나 충남도청 내 업무 분위기가 강압적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정씨는 “안 전 지사는 ‘가세’ ‘합시다’ 식의 말투를 써 아랫사람들을 상당히 편하게 대했다”며 “안 전 지사가 늦잠을 자 늦게 나왔을 때는 비서들에게 수차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측의 증인으로 출석한 구모씨(29)는 "안희정은 캠프 내에서 우리의 희망이자 왕 같은 존재"였다며 "한 기자가 (피해자와의 성관계 과정에서) 안희정의 위력을 증명하는 취재를 시작하자 안희정이 직접 해당 언론사의 유력 인사(고위 간부)에게 전화해 취재를 중단하라고 한 사실을 듣고 실망했다"고 진술했다.
구씨는 김씨의 지인이자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에서 함께 활동한 동료 자격으로 이날 증인신문을 받았다.
안 전 지사의 열렬한 지지자였다가 지난해 1월부터 경선 캠프에 합류한 구씨는 경선 캠프의 분위기를 "안 전 지사와 자주 접촉하는 팀장급을 제외하고는 의견개진조차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의견을 전하더라도 묵살되기 일쑤였다"고 증언했다.
구씨는 "경선 캠프에서는 술자리가 빈번하게 있었고, 많은 여성이 대부분의 팀장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나도 한 차례 뺨을 맞기도 했다"고 당시 조직 분위기를 전했다.안 전 지사 측은 3차 공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구 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앞서 안 전 지사측의 대선 경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구모씨는 제3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지사가 보도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모 언론사에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안 전 지사를 통해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고 아내의 인터뷰를 언론에 제안했다고 증언한 것은 허위 사실일 뿐만 아니라 악의적으로 재판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며 구 씨에 대해 모해위증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 시작 전에 구 씨에 대한 고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자극적 얘기와 윤리적 비난이 나오면서 추가적 장외공방까지 생긴다"며 "법적 공방은 인정돼야겠지만, 법리적 쟁점이 중심이었으면 한다"고 양측에 당부했다.
구 씨는 또 안 전 지사의 성폭행·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안 전 지사의 아들과 부인이 김씨의 사생활을 수집하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밤 안 전 지사의 큰아들로부터 '그 누나(김지은)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며 "큰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안 전 지사 아내) 민주원 여사가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민 여사는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X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지사 부인은 오는 13일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해 증인신문을 받을 예정이다.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11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조병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의 제4회 공판기일에서는 안 전 지사를 성폭력 혐의로 고소한 김지은 전 충남도 정무비서와의 평소 관계에 대해 "격의가 없었다"는 증언이 나왔다.지난 9일 김 씨 측근이라 할 수 있는 증인들이 출석해 두 사람간의 관계에서 상명하복의 분위기가 강했다는 내용이 강조했다면 이날 공판에서는 전혀 다른 구체적인 대화 내용이 공개된 것.
김 씨 후임 수행비서였던 어모 씨는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와 "김 씨는 저나 운행비서(운전담당)가 안 전 지사를 대하는 것보다 (안 전 지사를) 더 격의 없이 대했다"고 주장했다.
어 씨는 변호인 측 신문에서 "올해 1, 2월께 충남 홍성의 한 고깃집에서 안 전 지사와 비서실 전원이 저녁을 먹을 때였다. 당시 안 전 지사가 김 씨와 이야기하다가 뭔가 놀리신 듯했는데 김 씨가 '아, 지사님 그런 거 아니에요. 지사님이 뭘 알아요' 하는 식으로 대거리했다"고 전했다.이어 "옆 테이블에서 고기를 굽다가 깜짝 놀라 눈이 휘둥그레져서 고개를 들어보니 앞에 있던 다른 비서도 놀란 표정으로 저와 눈이 마주쳤다"고 말했다.
어 씨는 또 지난해 11월 술자리에서 김 씨가 안 전 지사에게 술을 더 달라고 한 것, 김 씨가 수행 비서로 일하는 마지막 날 관용차 안에서 안 전 지사에게 울면서 "전임 수행비서도 그만둘 때 울었는데 저도 울면 안 되나요"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김씨가 지난해 8월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안 전 지사에게 성폭행을 당했다고 주장한 데 대해 증인들은 김씨가 직접 호텔을 예약한 것이라고 반박했다.전 운전비서 정모(44)씨는 “그날 마지막 일정이 호프집에서 있었는데 김씨에게서 ‘오늘은 서울에서 자고 간다’는 메시지를 받았다”며 “김씨가 직접 호텔 약도까지 보냈다”고 주장했다.
앞서 김씨는 검찰에서 4차례 성폭행 상황을 굉장히 구체적으로 진술하면서 성폭행 장소는 스위스, 러시아에서 머문 호텔, 서울 마포구 한 오피스텔, 강남구 한 호텔을 밝혔다.
당시 김 씨는 지난해 8월엔 강남의 호텔에서 성폭행을 당했다며 당시 안 전 지사의 지시로 사비로 결제했다는 영수증을 검찰에 제출했다.증인들은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나 충남도청 내 업무 분위기가 강압적이지 않았다고도 했다. 정씨는 “안 전 지사는 ‘가세’ ‘합시다’ 식의 말투를 써 아랫사람들을 상당히 편하게 대했다”며 “안 전 지사가 늦잠을 자 늦게 나왔을 때는 비서들에게 수차례 미안하다고 사과했다”고 말했다.
앞서 검찰 측의 증인으로 출석한 구모씨(29)는 "안희정은 캠프 내에서 우리의 희망이자 왕 같은 존재"였다며 "한 기자가 (피해자와의 성관계 과정에서) 안희정의 위력을 증명하는 취재를 시작하자 안희정이 직접 해당 언론사의 유력 인사(고위 간부)에게 전화해 취재를 중단하라고 한 사실을 듣고 실망했다"고 진술했다.
구씨는 김씨의 지인이자 안 전 지사의 경선 캠프에서 함께 활동한 동료 자격으로 이날 증인신문을 받았다.
안 전 지사의 열렬한 지지자였다가 지난해 1월부터 경선 캠프에 합류한 구씨는 경선 캠프의 분위기를 "안 전 지사와 자주 접촉하는 팀장급을 제외하고는 의견개진조차 어려운 분위기"였다며 "의견을 전하더라도 묵살되기 일쑤였다"고 증언했다.
구씨는 "경선 캠프에서는 술자리가 빈번하게 있었고, 많은 여성이 대부분의 팀장들에게 성추행을 당했다"며 "나도 한 차례 뺨을 맞기도 했다"고 당시 조직 분위기를 전했다.안 전 지사 측은 3차 공판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했던 구 씨를 모해위증 혐의로 서울서부지검에 고소했다.
앞서 안 전 지사측의 대선 경선캠프에서 자원봉사자로 일했던 구모씨는 제3차 공판에서 검찰 측 증인으로 출석해 안 전 지사가 보도를 막아 달라는 취지의 요청을 모 언론사에 했다고 증언했다. 이에 대해 변호인 측은 안 전 지사를 통해 이 내용이 사실이 아님을 확인했고 아내의 인터뷰를 언론에 제안했다고 증언한 것은 허위 사실일 뿐만 아니라 악의적으로 재판에 영향을 끼치는 행위라며 구 씨에 대해 모해위증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한 것이다.
재판부는 이날 재판 시작 전에 구 씨에 대한 고소가 이뤄질 것이라는 소식을 접하고 "자극적 얘기와 윤리적 비난이 나오면서 추가적 장외공방까지 생긴다"며 "법적 공방은 인정돼야겠지만, 법리적 쟁점이 중심이었으면 한다"고 양측에 당부했다.
구 씨는 또 안 전 지사의 성폭행·성추행 의혹이 제기된 직후 안 전 지사의 아들과 부인이 김씨의 사생활을 수집하려고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3월 5일에서 6일로 넘어가는 밤 안 전 지사의 큰아들로부터 '그 누나(김지은) 정보를 취합해야 할 것 같다'는 메시지를 받은 것이 계기가 됐다"며 "큰아들에게 전화했더니 (안 전 지사 아내) 민주원 여사가 받았다"고 증언했다.
이어 "민 여사는 '안희정이 정말 나쁜 XX다. X 죽이고 싶지만, 애 아빠니까 살려야지. 김지은이 처음부터 이상했다. 새벽 4시에 우리 방에 들어오려고 한 적도 있다. 이상해서 내가 (지난해) 12월에 (수행비서에서 정무비서로) 바꾸자고 했다. 김지은의 과거 행실과 평소 연애사를 정리해서 보내달라'고 말했다"고 진술했다.
안 전 지사 부인은 오는 13일 열리는 5차 공판에 출석해 증인신문을 받을 예정이다.안 전 지사는 지난해 7월부터 7개월에 걸쳐 수행비서이자 정무비서였던 김씨를 4차례 성폭행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또 김씨를 5차례 기습추행하고 1차례 업무상 위력을 이용해 추행한 혐의도 받고 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