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韓 상륙…달아오른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

삼성·LG·SKT 등 치열한 국내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장
구글, 카카오 모빌리티와 협력해 내비게이션 진출
구글 자체 지도 탑재 포기 여부는 '미지수'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기아 비트360'에서 열린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로렌스 김(Lawrence Kim)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구글 코리아
구글이 자동차용 플랫폼 '안드로이드 오토'를 국내 출시했다. 특히 구글이 한국 정부의 정밀지도 해외 반출 불허에 따라 카카오와 함께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한 만큼 시장의 판도변화가 있을지 주목된다.

구글은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기아 비트360'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안드로이드 오토'를 공개했다.안드로이드 오토는 디스플레이가 탑재된 차량을 안드로이드 기반 스마트폰과 연결해 서비스를 지원하는 기능이다. 내비게이션, 음악, 전화·메시지 등의 기능을 구글의 음성 인공지능(AI) 서비스 '구글 어시스턴트'로 제어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음성 전송 문자 기능을 누르고 "엄마한테 지금 출발한다고 전해줘"라고 하면, "'지금 출발해요'라고 보낼게요"라고 구글 어시스턴트가 답한다. 수신자로부터 답장이 오면, 답장도 읽어준다.

안드로이드 오토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기반으로 현재 미국과 일본, 유럽 등 30개 국가에서 사용하고 있으며 현대자동차 일부 해외 출시 모델에도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12일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기아 비트 360'에서 열린 안드로이드 오토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시연하고 있다./사진=구글코리아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에서 가장 주목받았던 기능은 단연 내비게이션이다. 구글은 국내에서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지 못했다. 2010년, 2016년 두번에 걸쳐 우리 정부가 구글의 정밀 지도 반출을 불허했기 때문이다. 구글은 지도 반출에 앞서 해외 위성사진 서비스에서 청와대와 군부대 등 안보 민감 시설을 가리라는 정부의 요구를 거부했다.

이에 구글이 카카오와 협력하는 것을 두고 '고육지책'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구글이 카카오와 내비게이션 서비스를 시작하면서 자사 지도를 탑재하는 것을 포기하는 것인가란 추측도 나왔다.

이에 대해 구글 측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정확한 답변을 주지 않았다. '국외 지도 반출을 포기하는 것인가', '구글 자체 지도 탑재를 포기하는 것인가'란 질문이 나왔지만 구글 측은 "담당자가 아니기 때문에 대답을 드리기가 곤란하다"는 취지의 답변만 내놨다.구글이 구글맵이나 자회사의 웨이즈 외에 다른 회사의 내비게이션 앱을 이용했던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번 협력이 카카오에게는 어떤 영향을 주게 될지도 관심사다. 현재 카카오는 AI 플랫폼 카카오I(아이)를 통해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이날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윤주선 카카오모빌리티 CTO(최고기술책임자)는 '카카오도 카카오I 차량 인포테인먼트 서비스를 하는데, 구글과의 협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란 질문에 "카카오I 쪽은 자세히 잘 모르겠다"면서도 "고객이 원하는 플랫폼은 계속해서 확장할 생각이다"고 답했다.현재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시장에 뛰어든 국내 기업은 삼성전자, LG전자, SK텔레콤, KT, 네이버 등이 있다. 삼성전자는 자동차 전장부품 회사인 '하만'을 인수했고, LG전자는 사업부를 따로 둬 부품을 공급하고 있다.

로렌스 김 구글 안드로이드 오토 리드 프로덕트 매니저는 "한국에서도 안드로이드 오토 서비스를 선보이게 되어 기쁘다"며 "자연어 음성지원을 하는 구글 어시스턴트를 통해 국내 운전자들도 내비게이션, 미디어, 전화·메시지 등의 커뮤니케이션 기능들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사용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