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글와글] 이혼한지 2년 밖에 안 된 새언니가 재혼을 한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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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넷에서 화제가 되는 글에 대한 네티즌의 냉철한 의견을 공유하고 전문가와 함께 생각해보는 [와글와글]. 이번엔 자신의 오빠와 이혼한 전 새언니가 헤어진 지 1년 7개월 만에 재혼한다는 소식에 펄쩍 뛰고 있는 시누이 A씨의 사연이다.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의 오빠와 전 새언니는 7년을 살다가 헤어졌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이 있었다.
A씨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혼한 새언니가 재혼한대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새언니의 빠른(?) 재혼을 비난했다.
A씨는 "오빠가 성격상 직장을 꾸준히 못 다니고 밖으로 나다니진 않았지만 가정에 충실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새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하다 보니 오빠가 게임 중독이 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새언니의 불만은 오빠의 무능한 생활력과 가정에 소홀한 점이었다고 한다.
부부는 돈 때문에 매일 싸웠고 조카가 5살 됐을 때 새언니는 "우리가 헤어지지 않으면 내가 살인을 저지를 것 같다. 제발 이혼해달라"면서 울면서 말했다.
시댁에서는 모두 말릴 수 없었고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다시 합치겠거니 생각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헤어졌고 새언니는 양육비를 안 받는 대신 아이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다. 아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아빠가 아이를 보지 않는 조건이었다.
시누이는 이혼 후에도 가끔 새언니의 SNS를 들여다봤다.
조카를 만날 수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보고 싶었던 것.행복해 보이는 모자의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음 달 결혼한다'는 설명과 함께 새 언니의 웨딩사진이 떡하니 올라온 것이다.
A씨는 "이혼한지 1년 7개월 됐는데 이게 말이 되냐"면서 엄마한테 이 사실을 말했다.
A씨 어머니는 펄쩍 뛰며 "내 손주에게 다른 아빠라니 말도 안 된다. 아이를 다시 데려와라"고 난리를 쳤다.
A씨는 새언니 번호가 바뀌어 연락도 할 수 없다면서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어떻게 1년 7개월 만에 재혼을 할 수 있나. 아무래도 오빠와 이혼 전부터 바람피우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상대방 남자한테 언제 만났는지, 내 조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 중이다"라면서 "우리 오빠도 잘한 건 없지만 어떻게 이혼과 재혼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네티즌들은 "A씨 오빠 때문에 아이 딸린 이혼녀 딱지 달았는데, 평생 아니면 오빠 새장가들 때까지 지지리 궁상으로 살아야 하나? 같은 여자면서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제 남남이니까 시누이질 할 생각 마라", "새언니가 다 포기하고 이혼만 해달라고 했을 정도면 얼마나 고통받고 견뎠을지 보인다. 양육비 이제까지 안 주고 관심도 없다가 재혼하니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왜 참견이지?"상대방 남자도 이미 아이 있는 이혼녀인 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양심이 있으면 sns 뒤져보는 짓 하지 말고 A씨나 똑바로 살아라", "새언니가 잔소리가 심해서 그런지 게임 중독된다는 말에 빵 터졌다. 이젠 하다 하다 게임 중독도 아내 탓이냐?", "그 시간이면 당연히 자기 인생 찾기에 충분하다", "바꿔 말하면 아이 데리고도 재혼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게다가 양육비 안 받아도 애 부양할 정도로 능력 있고 멋있는 새언니가 진짜 별 볼 일 없는 A씨 오빠 때문에 고통받은 거 생각하면 오히려 미안해야 될 판국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예전에는 여자가 이혼하면 6개월 동안 재혼을 금지하는 전근대적인 재혼금지규정이 있었다"면서 "그 기간에 임신할 경우 자녀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는 부성충돌을 피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항이다. 그런데 과학이 발달하고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는 조항이라고 판단되어 그 조항은 2005년에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는 이혼한 다음날 재혼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혼할 때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을 결정하게 되는데 양육자가 재혼을 할 경우 전배우자가 이를 문제삼아 자녀 친권 양육권자의 지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도 근거가 없다. 재혼 여부는 자녀 친권 양육권을 변경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이 변호사는 "이혼했으면 깨끗하게 과거 감정 정리하고 조카를 위해서라도 서로의 행복을 기원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누군가에는 고민할 가치가 없다고 느껴지는 소수의 사연들이 사실은 내 가족이나 친구가 겪고 있는 현실 일지 모른다. 다양한 일상 속 천태만상을 통해 우리 이웃들의 오늘을 들여다보자.
A씨의 오빠와 전 새언니는 7년을 살다가 헤어졌다. 두 사람 사이에는 아들이 있었다.
A씨는 한 인터넷 게시판에 "이혼한 새언니가 재혼한대요"라는 제목의 글을 통해 새언니의 빠른(?) 재혼을 비난했다.
A씨는 "오빠가 성격상 직장을 꾸준히 못 다니고 밖으로 나다니진 않았지만 가정에 충실한 것도 아니었다"면서 "새언니가 잔소리를 많이 하다 보니 오빠가 게임 중독이 됐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새언니의 불만은 오빠의 무능한 생활력과 가정에 소홀한 점이었다고 한다.
부부는 돈 때문에 매일 싸웠고 조카가 5살 됐을 때 새언니는 "우리가 헤어지지 않으면 내가 살인을 저지를 것 같다. 제발 이혼해달라"면서 울면서 말했다.
시댁에서는 모두 말릴 수 없었고 숙려 기간이 지나면 다시 합치겠거니 생각했다.하지만 두 사람은 끝내 헤어졌고 새언니는 양육비를 안 받는 대신 아이 친권과 양육권을 모두 가져갔다. 아이가 스무 살이 될 때까지 아빠가 아이를 보지 않는 조건이었다.
시누이는 이혼 후에도 가끔 새언니의 SNS를 들여다봤다.
조카를 만날 수 없으니 사진으로라도 보고 싶었던 것.행복해 보이는 모자의 모습을 보고 흐뭇해하고 있었는데 어느 날 깜짝 놀라고 말았다.
'다음 달 결혼한다'는 설명과 함께 새 언니의 웨딩사진이 떡하니 올라온 것이다.
A씨는 "이혼한지 1년 7개월 됐는데 이게 말이 되냐"면서 엄마한테 이 사실을 말했다.
A씨 어머니는 펄쩍 뛰며 "내 손주에게 다른 아빠라니 말도 안 된다. 아이를 다시 데려와라"고 난리를 쳤다.
A씨는 새언니 번호가 바뀌어 연락도 할 수 없다면서 "이 정도면 사기 아니냐. 어떻게 1년 7개월 만에 재혼을 할 수 있나. 아무래도 오빠와 이혼 전부터 바람피우고 있었던 것 같다"고 의문을 제기했다.
A씨는 "상대방 남자한테 언제 만났는지, 내 조카는 어떻게 할 것인지 메시지를 보낼까 고민 중이다"라면서 "우리 오빠도 잘한 건 없지만 어떻게 이혼과 재혼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느냐"고 분개했다.
네티즌들은 "A씨 오빠 때문에 아이 딸린 이혼녀 딱지 달았는데, 평생 아니면 오빠 새장가들 때까지 지지리 궁상으로 살아야 하나? 같은 여자면서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이해가 안된다. 이제 남남이니까 시누이질 할 생각 마라", "새언니가 다 포기하고 이혼만 해달라고 했을 정도면 얼마나 고통받고 견뎠을지 보인다. 양육비 이제까지 안 주고 관심도 없다가 재혼하니 시어머니와 시누이가 왜 참견이지?"상대방 남자도 이미 아이 있는 이혼녀인 줄 다 알고 있을 것이다. 양심이 있으면 sns 뒤져보는 짓 하지 말고 A씨나 똑바로 살아라", "새언니가 잔소리가 심해서 그런지 게임 중독된다는 말에 빵 터졌다. 이젠 하다 하다 게임 중독도 아내 탓이냐?", "그 시간이면 당연히 자기 인생 찾기에 충분하다", "바꿔 말하면 아이 데리고도 재혼할 수 있을 정도로 괜찮은, 게다가 양육비 안 받아도 애 부양할 정도로 능력 있고 멋있는 새언니가 진짜 별 볼 일 없는 A씨 오빠 때문에 고통받은 거 생각하면 오히려 미안해야 될 판국이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이혼전문 이인철 법무법인리 대표변호사는 "예전에는 여자가 이혼하면 6개월 동안 재혼을 금지하는 전근대적인 재혼금지규정이 있었다"면서 "그 기간에 임신할 경우 자녀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알기 어렵다는 부성충돌을 피할 목적으로 만들어진 조항이다. 그런데 과학이 발달하고 여성의 인권을 억압하는 조항이라고 판단되어 그 조항은 2005년에 삭제됐다"고 설명했다.
이 변호사는 "현재는 이혼한 다음날 재혼해도 법적으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면서 "이혼할 때 자녀에 대한 친권 양육권을 결정하게 되는데 양육자가 재혼을 할 경우 전배우자가 이를 문제삼아 자녀 친권 양육권자의 지격이 없다고 주장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것도 근거가 없다. 재혼 여부는 자녀 친권 양육권을 변경하는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못박았다.이 변호사는 "이혼했으면 깨끗하게 과거 감정 정리하고 조카를 위해서라도 서로의 행복을 기원해주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