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코스피, 무역전쟁 우려 벗어날까…다음 이슈는?

사진=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증시가 최근 미중 무역전쟁 이슈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흐름을 나타내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무역전쟁 이슈가 고점을 지났다며 향후 시장의 초점이 실적, 금리 등으로 옮겨갈 수 있다고 진단했다.

13일 오전 10시45분 현재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25.89포인트(1.13%) 오른 2310.95를 기록하고 있다.간밤 미국 뉴욕증시 주요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종합지수는 107.31포인트(1.39%) 뛴 7823.92에 거래를 마쳐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전문가들은 미중 무역전쟁 이슈가 고점을 지나며 글로벌 증시의 상승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슈가 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시장의 예상범위를 넘어서는 극단으로는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우세하기 때문이다.

노동길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무역전쟁 이슈가 지속되고는 있지만 고점을 지난 상태"라며 "미국이 2000억달러 규모의 중국 수입품에 대해 10%의 추가관세 부과 방침을 밝혔으나 중국은 지난해 기준 미국산 수입 물품 총액이 약 1300억 달러 수준이라서 금액 측면에서 같은 수준의 보복은 이미 할 수 없게 됐다"고 분석했다.노 연구원은 "중국이 여전히 미국 국채 매각 등의 극단적인 카드를 가지고는 있지만 이는 중국에도 리스크가 큰 방법인 만큼 현재로서는 가능성이 낮다"고 덧붙였다.

미국 내에서 미중 무역전쟁으로 인한 변동성을 완화시키기 위한 움직임이 포착되는 점 역시 시장의 우려를 덜어주고 있다.

스티븐 므느신 미국 재무장관은 12일(현지시간) "우리는 무역전쟁 상황이 아닌 무역논쟁 상황에 직면해 있다"며 미국 정부가 무역전쟁으로 인해 발생한 불확실성이 시장에 미칠 영향을 주시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국 공화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부과 조치에 반발해 대통령의 관세 권한을 제한하는 입법을 추진하고 있다.향후 주식시장의 초점은 기업 실적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장이 무역전쟁 이슈를 주시하면서도 기업들의 2분기 실적을 버팀목 삼을 수 있기 때문이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은 무역전쟁 이슈에서 어닝 시즌으로 초점이 변화하는 경향을 보이며 상승했고, 특히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은 업종이 상승을 주도했다"며 "한국 증시 또한 이런 경향을 보일 수 있어 실적 개선 기대감이 높은 종목군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시장 일각의 우려와 달리 2분기 국내기업 실적환경은 중립 이상의 긍정론이 우세한 상황"이라며 "되살아난 2분기 실적 자신감은 시장의 버팀목으로 기능해 무역전쟁 관련 파장의 완충변수로 기능할 것"이라고 전망했다.김 연구원은 반도체 업종, 소프트웨어 및 미디어 업종 대표주, 정유·화학, 조선·기계, 증권 등이 이 같은 관점에 부합하는 핵심 투자 전략대안으로 제시했다.

무역전쟁 이슈로 인한 미국 중앙은행(Fed)의 금리인상 기조 변화와 강달러 현상에도 주목하라는 조언이다.

미 중앙은행이 지난달 연 4차례 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일각에서는 세계적인 스태그플레이션(경기침체+물가상승) 현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타나고 있다. 한국은행은 전날 기준금리를 1.50%로 동결하면서 원·달러 환율이 폭등, 강달러 현상이 지속됐다.

노 연구원은 "어제 글로벌 지수의 반등폭에 비해 코스피 상승률은 상대적으로 작았던 것은 외국인 수급이 돌아오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며 "앞으로는 무역분쟁 이슈와 달러의 방향성이 시장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라고 분석했다.그는 다만 "제롬 파월 미 중앙은행 의장이 전날 무역전쟁으로 인한 경제의 변동성 등을 언급했는데 이는 무역전쟁 이슈와 전혀 무관하게 물가만 고려해 금리를 결정할 수 없다는 시각을 보여준다"며 "이를 감안하면 미 중앙은행이 향후 시장에 극단적으로 안좋은 시그널을 보이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소현 한경닷컴 기자 ksh@hankyung.com